국민이 바라는 군(軍)의 모습
국민이 바라는 군(軍)의 모습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30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0월 1일은 우리 국군이 건군 71주년을 맞이한 날이다. 사람의 나이 70세를 고희(古稀)라 한다.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에 나오는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에서 유래한 말이다. ‘인생 칠십’은 예로부터 드물다는 의미인데, 이 시를 쓴 두보도 70세를 맞지 못하고 59세로 생을 마감했다. 물론, 요즘 같은 웰빙시대, 장수시대에는 걸맞지 않은 얘기다. 주변의 어르신에게 여쭈었더니, 나이 71세가 되면 마음은 젊어도 신체는 청춘시절만 못하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군은 정반대다. 그동안 전투력 강한 선진 국군으로 거듭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장병은 정예화되었고, 군의 장비와 물자는 첨단화되었다. 4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시점에 군도 그 속도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의 상징 ‘드론’만 해도 이미 작년 9월 ‘드론봇 전투단’을 창설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군문을 나온 지 그리 오래지 않은 필자에게도 생소한 분야가 있다. ‘드론 특기병’으로, 드론을 전문적으로 운용하는 주특기가 생겼다는 말이 된다. 이 주특기에는 입대를 앞둔 젊은이들이 많은 관심을 갖는다고 한다.

10년 전, 필자가 경기도 포천 지역에서 근무할 당시 국군의 날에 즈음해 한미연합 통합화력 시범을 준비하고 참가한 적이 있다. 이때 ‘안보관광’을 왔다가 화력시범을 관람한 분들은 대부분 우리 군의 위용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목표로 설정된 지역을 확보하기 위해 전차와 장갑차로 구성된 기계화부대들이 기동하고 공군 전투기와 전투헬기, 포병부대가 그들을 화력으로 지원하는 모습은 실로 대단했다. 당시의 현장감, 생동감을 지면으로 다 전달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참관한 분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본 듯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현역 시절 전투복 윗주머니에 넣어 다녔던 ‘군인복무규율’. 그 속에는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통일에 이바지함을 그 이념으로 한다.’는 국군의 이념이 적혀 있었다. 이 한 문장에는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우리 군의 모습이 담겨 있다.

군의 가장 우선적인 임무는 국민이 평안하게 생업에 종사하고 일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안보에 전력하는 일이다. 염려스러운 것은, 지난해 9·19 군사분야 합의를 통해 적대행위를 일체 하지 않기로 약속한 북한이 그 후로 계속 미사일 도발을 감행하며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점이다.

추석명절을 앞둔 지난 9월 10일 아침만 해도 북한은 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정부는 ‘단거리 발사체’라고 발표했지만 ‘미사일 도발’이라 해서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올 들어 북한이 감행한 도발은 벌써 10번째다. 물론 우리 군이 대비태세를 유지하며 대응준비를 잘하고 있어서 안심은 되지만….

지난달 24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UN 기조연설에서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그 구상은 추상적이지 않고 현실성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동등재, 평화협력지구 지정, 유엔지뢰행동조직과 협력 등 구체적인 과제들이 투영되어 있다. 이는 국제적·국내적으로 많은 기대와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대통령은 최근의 통미봉남(通美封南)식 북한 태도에 대의(大義)적 메시지로 맞받았다고 생각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군이 각자의 위치에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 주기를 우리 국민은 바라고 있을 것이다. 아울러, 군에서 발생한 각종 사안은 숨기기에 급급하기보다 투명하고 적극적인 자세로 전해주기를 우리 국민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김기환 민방위 전문강사·예비역 소령)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