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흔적 되살려 관광볼거리로 꾸민 중구
옛 흔적 되살려 관광볼거리로 꾸민 중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30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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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산업시설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본보기 중에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을 빼놓을 수 없다. ‘문 닫은 조선소에 들어선 미술관’ ‘빌바오를 살린 문화의 기적’이란 말을 만들어낸 이 미술관은 도시재생이나 문예부흥에 관심을 가진 이들의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우리 울산에도 그런 곳이 있는가?’ 이 물음에 대한 답변은 ‘그런 곳이 의외로 많을 수도 있다’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문외한이거나 문제의식이 없기 때문은 아닐까? 아직은 겨우 눈을 뜬 단계이지만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는 근·현대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남구 장생포의 ‘세창냉동창고’를 내세울 수 있다. 지난 6월까지 3차례의 ‘테스트베드’ 과정을 거친 이 공간을 남구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생시킬 꿈에 부풀어 있다.

규모는 작아도 세창냉동창고처럼 재활용 가치가 있는 근·현대 시설물은 관심만 갖는다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고 본다. 중구가 관광볼거리로 거듭나게 한 옛 ‘경동선 울산역’ 급수탑 수원지(급수정) 일원도 그런 곳 중의 하나다. 중구는 “지역의 첫 기차역 흔적들을 되살린 문화공간 조성사업을 10개월 만에 마쳤다”고 최근 밝혔다. ‘지역 최초의 기차역’이 있었던 성남동 119안전센터 일원의 이 우물터는 1921년부터 1935년 울산역이 학성동 일원으로 옮겨가기 전까지 울산-경주-대구를 오가던 경동선 증기기차의 급수정(우물)이었다.

중구는 구획정리사업으로 바닥에 묻히면서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게 된 이 급수정이 역사문화자원으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값진 판단은 사업비 1억2천만원을 들여 ‘원도심 골목의 새로운 볼거리’를 탄생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급수정 바로 근처 벽면에는 경동선 꼬마기차가 벽화로 되살아났고, 새로 만든 기차 모형은 방문객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겉보기에는 보잘것없어 보인다 해도 옛것의 가치를 알아내는 혜안을 지닌다면 ‘빌바오를 살린 문화의 기적’을 울산에서도 만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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