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 다리’…위생·청결·안전에 빈틈없나
‘배달의 다리’…위생·청결·안전에 빈틈없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2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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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와 남구를 잇는 차 없는 다리 ‘울산교’가 예상 밖으로 ‘배달의 다리’라는 노천카페 이름을 새로 얻고 27일부터 새로운 관점의 ‘배달경제’를 선보인다. 이름에 대한 선호도 조사는 울산시가 18∼22일 5일간 시민 1천56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그 결과는 응답자의 52.6%(823명)가 ‘배달의 다리’라는 이름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과반동의를 거뜬히 얻어낸 셈이다.

이 시민참여행정 사례에서 우리는 고만고만한 보통시민들의 정서적 체온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비록 선택은 되지 못했지만 ‘만남의 다리’(19.2%) ‘인연의 다리’(13.0%) ‘청춘의 다리’(7.7%)는 물론 ‘낭만의 거리’ ‘행복의 다리’ ‘노을다리’ ‘정원다리’ ‘별빛다리’는 잔잔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또 ‘먹을랑교’ ‘뭐가먹고싶은교’ ‘배달시켰는교’ ‘맛있는교’라는 경상도 사투리는 익살을, ‘왔다리갔다리’라는 왜색이 가미된 시쳇말은 가벼운 웃음을 선사한다. 여기서 ‘-교’는 ‘다리(橋)’란 뜻이고 ‘왔다리갔다리’는 동작·상태의 나열을 의미하는 일본어 조사 ‘~たり’(~타리)를 흉내 낸 말이다.

어쨌거나 새 이름을 얻고 매주 금·토요일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시범영업삼아 식객들을 끌어들일 울산교는 한동안 불꽃 튀는 ‘배달영업’의 전쟁터로 변할 것이고, 잘만 하면 울산의 새로운 관광명소 명부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첫 단추부터 제대로 꿰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준비가 야무져도 예기치 못한 빈틈은 생기기 마련이다. 그래서 당부한다. 울산시와 중구는 특히 위생, 청결, 안전 이 세 가지에 허점은 없는지 그때그때 매의 눈으로 살펴주기를 바란다.

오는 27~28일, 노천카페에서 가까운 중구 지역(성남·옥교·우정·태화동) 49개 업체가 배달하게 될 음식은 다양하다. 치킨과 족발, 닭발, 닭갈비, 분식, 꼬지, 스테이크, 피자, 토스트&빵, 과자, 샌드위치, 디저트, 커피, 음료 등등… 수없이 많다. 이는 음식쓰레기의 양산과 잦은 사고위험을 의미할 수도 있다. 중구가 ‘배달의 다리’ 영업 개시에 때맞춰 이들 업소의 위생 상태에 이상은 없는 사전점검에 나서기로 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대처다.

그러나 행인이나 식객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음식쓰레기 처리와 사고예방 대책을 어떻게 세워두었는지는 잘 알 수 없다. 배달 종사자들은 대부분 교통량이 많은 건널목을 오토바이나 퀵보드를 타고 빨리 건너다녀야 하기 때문에 늘 사고위험이 뒤따를 것이다. 다리 위의 노천카페인 만큼 경찰의 협력을 얻어 다툼이나 추락과 같은 취객에 의한 사건·사고에도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관계당국은 식객들의 생리현상에 대한 배려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태화강 비전 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되는 이 시범사업이 대단한 성공사례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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