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가을 악취’ 주범 은행나무 열매 조기 수거
울산시 ‘가을 악취’ 주범 은행나무 열매 조기 수거
  • 김원경
  • 승인 2019.09.2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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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부터 수나무 교체 작업… 30일부터 내달 18일까지 ‘은행나무 털기 행사’
가을 불청객 은행나무 열매가 도심에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악취와 미관 등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해마다 반복되는 민원이 커지기 전에 울산시는 지난 16일부터 은행열매 조기 채취에 나섰다.

20일 오후 남구 봉월로. 아직은 푸른 잎의 은행나무 가로수 아래 노란 열매들이 으깨지고 널 부러져 악취를 풍기고 있었다. 하교하는 학생들은 행여나 밟을까 바닥만 쳐다보며 걷지만 완전히 피해가긴 힘들다.

이현지(10) 양은 “엄마가 운동화 빨기 힘들다고 은행열매 절대 밟지 말라 했는데 큰일 났어요”라며 울상이다.

은행나무는 매년 9월 열매를 맺어 9월 말∼10월 초가 되면 완전히 익어 떨어진다.

이때 고약한 냄새는 암나무에 열리는 열매의 겉껍질이 산화되면서 풍기는 것. 때문에 해마다 가을이면 반복되는 민원에 울산시는 낙과 전 열매 털기 작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크레인과 장대를 동원해 해마다 수거하는 열매 양만해도 600kg에 이른다.

울산시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가을은 은행과의 전쟁이다. 미리 은행열매를 털지 않으면 10월 되면 하루 종일 치워도 끝이 없다”며 “단 시민들의 무단채취는 나무 훼손과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불법이며 떨어진 열매는 누구나 가져가도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조기 채취한 은행 열매는 중금속 함유 여부를 검사한 뒤 경로당이나 사회복지시설에 보내진다.

현재 울산에 가로수로 식재된 은행나무는 총 2만7천48그루, 그중 암나무는 4천254그루로 16%를 차지하고 있다. 울산시는 이 비율을 더 낮추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암나무를 수나무로 바꿔 심는 사업을 연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과거에는 암수구분이 어려워 도심 곳곳에 악취 원인이 되는 암나무가 섞여있는데 2015년부터 시가지, 상가밀집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우선으로 해마다 100~200그루를 수나무로 교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공단은 악취 민원 해결을 위해 시민 체험행사 ‘은행나무 털기 행사’를 10년째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며, 중구 화합로, 다운로 남구 봉원로, 삼산로, 동구 방어진순환도로, 북구 염포로 등 14개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행사 후 은행 열매는 직접 가져갈 수 있다.

공단 관계자는 “깨끗하고 쾌적한 거리조성을 위한 행사에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며 “채취한 은행열매는 참여한 시민들에게 우선 제공하고 남은 열매는 사회복지시설에 기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은행나무 열매 악취 민원은 왕복 3차선(20m 미만) 도로는 구청, 그 이상 도로는 울산시시설관리공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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