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매자 칼럼] 2019 추석에 즈음한 통일 단상
[김매자 칼럼] 2019 추석에 즈음한 통일 단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1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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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점점 격렬해지는 홍콩 사태를 보면 내가 대학생이던 70년대 최루탄에 맞아 눈물, 콧물 흘리던 유신반대 민주화투쟁이 생각난다. 그 일로 두 번이나 투옥되었고 일 년을 유급해야 했다.

의사가 된 후 1980년에는 이른바 ‘광주 사태’가 일어났다. 긴급구조를 요청하는 그곳 의사의 부름을 받고 급하게 청진기와 자금을 챙겨 광주로 갔지만 도움을 주기는커녕 오히려 내 신상에 멍에가 씌워진 힘든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 후 유공자 신청 권리가 생겼다. 하지만 죽은 사람도 많은데 살아서 고생한 걸 갖고 유공자 신청을 한다는 게 목숨 바친 분들께 죄를 짓는 것 같아 한동안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거의 40년 만인 2년 전, 마지막 지각신청 끝에 특별한 혜택이 많은 것도 아닌 5·18 유공자가 되었다.

내가 이렇게 험하게 살아온 건 우리나라가 언젠가는 민주화를 넘어 세계일류 국가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비록 작지만 세계가 무시하지 못하는 초일류 중립국가 스위스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하며 때론 목숨까지 건 투쟁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젊은 시절을 다 바친 나의 조국은 현재 민주화, 산업화는 일구었다곤 하나 남북이 갈라진 현실을 극복해야만 초일류 국가로 거듭날 수 있다. 섬이나 다름없는 남한만의 성장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종교나 사상이 틀려서가 아니고, 전혀 우리의 뜻이 아닌데도, 나라와 민족이 두 동강이 났다. 우리의 통일은, 좌도 우도 아닌, 민족을 바로세우고 세계평화의 시작이 되는 통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돌이켜보면 조선조 말에 일제의 식민지가 된 건 오천년 역사에 가장 큰 오점이면서도 근·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사실 고종은 끝까지 ‘한일합방’ 서류에 서명하지 않았다.

일제에 의한 한일합방이 원초부터 불법이라면? ‘일제 식민지 시절이 우리 민족의 개화기였다’는 작금의 일본 극우들의 망언도 전 세계인들이 확실히 알고 이 망언에 같이 대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업화는 이제껏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한 채 일본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은 경제식민지 상태로 지속되어 왔다. 그러기에 작금의 ‘NO 아베’ 운동에서 우린 국민운동의 희망을 보았고, 또 다른 의미의 커다란 국가적 전환점도 보았다.

우리가 일본의 식민지가 되는 데는 미국의 암묵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 그러기에 ‘카츠라 테프트 밀약’도 전 세계인들에게 알려야만 한다. 남북의 철도를 하나로 잇는 남북 합의의 이행도 미국의 사전검열을 받아야 하는 이 안타까운 현실도 우리 모두의 지혜로써 해결해야 한다.

6·25로 38선이 그어진 이후 진보냐 보수냐, 공산주의냐 민주주의냐 자본주의냐와 같은 구시대적 대립이 끊이지 않는 이 안타까운 현실. 이젠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새로운 패러다임의 통일운동을 고민해 보자.

이념을 넘어 세계 최첨단 기술로 똘똘 뭉친 최고의 기술국가 ‘통일 대한민국’, 처음부터 같은 전통을 갖고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같은 운명공동체의 길을 걸어온 우리 민족. 숱한 외침을 이겨냈으면서도 세계화에 더디어 제국주의 일본의 희생양이 된 우리 민족.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엔 뒤처지지 않고 세계 최강의 기술을 보유한 통일국가로 거듭나 진짜 통일된 민족을 이루고 싶다.

우린 추석명절 때마다, 남북이 왕래하여 성묘할 수 있는 민족명절의 그 날까지 ‘남북통일로 진정한 추석명절을!’ 이런 캐치프레이즈를 부르짖자고 제안한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의 한상들과 교민들이 모두 민족의 큰 명절을 맞아 그곳 현지인들과 통일염원 송편을 만들어 먹으면서, 이 명절 때만이라도 전 세계에 흩어진 우리 민족이 일시에 ‘세계평화의 시작은 남북통일에서!’라는 외침을 전 세계를 향해 소리친다면…. 세계 방방곡곡에서 울려 퍼지는 ‘통일송편’ 캠페인은 한 해 두 해 거듭될수록 한국의 위상과 통일의 기운을 드높일 것이다.

위기는 분명 기회다. 지금의 반 토막 대한민국은 분명 위기이자 기회다. 바로 우리가 세계 평화를 이끄는 세계 최강의 나라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맞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현재처럼 ‘출생률 1.11’이 계속된다면 500년 후엔 우리나라 인구가 오천명 정도뿐인 소수민족으로 남는다는 보고서도 있다. 마치 미얀마의 소수민족 로힝야족처럼 보따리 하나씩 들고 난민캠프를 전전하는 한국 소수민족이 바로 우리 후손들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또한 위기다. 바야흐로 남북이 하나 되어 8천만 인구를 자랑하는 나라, 남남북녀의 통일 한국이 되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살려야 할 때이다.



김매자 혜명심의료재단 울산병원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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