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년 아톰, 날다
우주소년 아톰, 날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19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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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경 미나토쿠(港?)라는 번화가 빌딩숲에 고층빌딩이 하나 있다. 배가 그림같이 떠있는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아름다운 옛날 일본식 정원(浜離宮庭園)도 깔끔히 내려다보인다. 고층빌딩 이름이 재미있다. 바닷물의 조수가 멈추는 곳이라 하여 ‘동경 시오도메(汐留) 빌딩’이라 부른다. 여기엔 37층 빌딩의 반(半)을 사용하고 있는 일본 제일의 거대 부자기업이 있다. 한국인 3세 손정의(孫正義) 회장이 경영하는 ‘소프트뱅크 그룹’. 2018년 <포브스>에 의하면 그의 재산이 무려 24조 5천억 원으로 일본 최고의 부자다.

그는 어릴 때 만화영화를 즐겨 봤다. 그 중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우주소년 아톰’(?腕アトム)이라는 만화영화를 좋아했다. 영화 속에서 호기심을 갖고 본 것은, 다름 아닌 과학자 코주부 박사가 집채만한 크기의 컴퓨터를 조작하는 장면이다.

그의 나이 열아홉 미국 UC버클리 유학 시절, 가슴을 때리는 충격적인 일이 하나 있었다. 즐겨 읽던 과학잡지 속의 사진 한 장 때문이다. 어릴 때 즐겨 봤던 아톰 만화영화 속 그 집채만한 거대 컴퓨터가, 사람 손가락 끝에 올려놓을 수 있는 작은 크기로 바뀌어져 있었던 사실이다. ‘아니, 이렇게 작아질 수가! …’

인텔이 막 개발한 마이크로프로세서 칩이었다. 언젠가 나도 이런 경이로운 세계를 멋지게 이끌어가고 싶다는 ‘큰 꿈’을 꾸게 되었고 또 결심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늘 꿈을 꾼다. 30년 이내에 IQ 1만이 되는 ‘슈퍼 인텔리전스’(super intelligence, 초지성) 시대가 올 거라고…. 그것은, 지난 30년간을 되돌아보면 컴퓨터 계산능력이 100만 배나 증가했고, 계산은 물론 기억용량, 통신속도도 전부 100만 배씩 증가했으니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조만간에 컴퓨터가 인간보다 영리해지는 소위 싱귤래리티(singularity, 특이점) 세상이 올 거라고 이미 예단했다.

컴퓨터에 의한 슈퍼 인텔리전스의 세상이 30년 후면 반드시 일상에 현실화될 뿐 아니라 과학·교통·의료·비즈니스·생활 등 모든 것이 새로이 정의됨으로써 인간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놓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모든 것에 컴퓨터 칩이 들어가 각종 로봇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함께 인간은 살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30년 넘게 꿈을 키워온 ‘정보혁명’의 청사진이 구체화될 때까지 지금보다 더 크고 강력한 ‘손정의 왕국’으로 키운다는 것이다.

그의 불도저와 같은 도전정신은 유명하다. 한때 중증 간염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3년 동안, 병원에 머물면서 무려 4천여 권의 독서를 했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도 그런 엄청난 독서를 하다니 정말 경외감이 들 정도다. “매일 아침 눈을 뜨는 일은 즐거움입니다. 왜냐하면 새로운 ‘꿈’을 펼 수 있기 때문이니까요.”라고 당차게 말한다. 스물네 살 때 처음 창업을 시작하던 날, 그는 과일박스 위에서 2명의 직원 앞에서 소리쳤다. 앞으로 매출 2조원의 소프트뱅크 회사로 키우겠노라고….

심리학자 아들러는 설명한다. 꿈의 목적은 꿈이 불러일으키는 감정 속에 내재하고, 개인이 창출하는 감정은 언제나 그 사람의 생활양식과 일치한다고 한다. 꿈이란 자신의 생활양식이 감정적으로 투사된 것으로 봄이 맞을 것이다.

성공한 사람과 꿈만 꾸는 사람과의 차이는 바로 실천력이다. 어려운 과정을 인내하고 극복하고 그 꿈을 실천하는 사람이, 바로 손정의 같은 사업가가 아니겠는가?

사람들은 저마다 ‘꿈’을 가지고 있다. 그 꿈을 현실로 바꾸고 싶어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꿈을 상상하고 그려내고 실천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나의 꿈을 노트에 적어보고 그것을 되새김한다면, 그 꿈은 내 꿈이 될 수 있다. 꿈에 다다를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은 ‘현실’로 바뀔 수 있다.

김원호 울산대 인문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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