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시대에 생각해 보는 경제성 지상주의
녹색시대에 생각해 보는 경제성 지상주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2.25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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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체르노빌(구 소련, 현 우크라이나 지역)원자력발전 폭발사고로 막대한 방사능 누출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때 누출된 방사성물질의 양은 히로시마원폭의 400배였다. 이로 인해 이 지역에서 막대한 인명피해를 입었을뿐 아니라 수천킬로 떨어진 영국 및 스칸디나비아반도까지 피해를 입었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대에 사는 요즘, 우리는 23년전의 일을 까맣게 잃어버린듯하다. 근래에 세계각국은 다시금 원자력발전에 매달리고 있다. 미국은 1978년 원전 건설을 중단한지 거의 30년만에 15기의 새로운 원전건립을 발표하였으며, 중국은 2020년까지 새롭게 30기를 건설 계획 중이며, 인도도 2012년까지 17기를 건설한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11기를 더 증설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현재 가동중인 20기, 건설중인 8기를 합하여 총 39기가 되어, 우리나라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발전용량은 약 40%가 된다.

최근 원자력발전 건설붐에 따라 우랴늄값이 폭등하고 있다. 2003년 1kg에 24달러하던 우랴늄값이 가까운 미래에 150달러까지 오를것으로 예측된다. 원전 1기를 건설하는 비용은, 지역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으나, 대략 2~3 조원이 소요된다. 초기 건설비용외에 각종 부대시설이 필요하고, 가동 중 발생하는 방사성폐기물을 저장하고 처리하는데 드는 비용 역시 막대하다. 지난해 저준위핵폐기물 방폐장을 설치하는데 경주시가 선정되면서, 정부는 3000억원을 현금 지원하기로 했다. 추가 간접비용을 합해 대략 1조원이 제공된다고 한다. 한편, 사용된 핵연료폐기물은 최소한 10만년 동안 암반속에 유지, 생태계로부터 격리시켜야 인류와 자연에 해를 주지 않는다. 여기에 대해서도 몇몇 선진국에서 연구되고 있을 뿐, 원자력발전역사 30년된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시설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지하 암반매설도 인재 또는 자연재해로부터 자유롭다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차후 10만년동안 후손들에게 통제 및 관리수칙을 전수해야한다. 이는 실로 후손들에게 위험과 고통을 짐지우는 일이다.

왜 원자력발전이 다시 대두되는가? 첫째는 초기건설비용으로 본 경제성때문이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듯이 원전단가는 단순히 초기비용으로만 산출해서는 안된다. 미국을 중심으로 안전성이 보완된 미래형(제4세대) 원전이 개발되고 있으나, 영구적 핵폐기물 처리 비용 및 인류가 짊어져야할 안전성문제 및 정신적 피해는 돈으로 계산이 되지 않는다. 둘째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감축에 기인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주로 CO2)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이 억제되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우랴늄의 핵분열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함으로 온실가스를 발생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원자력발전을 무공해 청정에너지라고 말하는 것은 곤란하다.

최근 글로벌경제위기로 인해 전세계가 고통을 당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을 인간의 끝없는 탐욕에서 찾는다. 인간중심주의 및 자유시장경제주의는 현재까지 인류가 이루어낸 우월한 체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그 한계를 보는 듯하다. 오늘날 과학기술분야도 경쟁적으로 끝없이 앞만 보고 치닫고 있다. 응용과학분야의 핵심키워드는 경제성과 효율성이다. 이러한 경제성과 효율성만을 끝없이 추구하는, 이른 바 경제성지상주의 및 고효율지상주의가 주는 폐단에 대해서도 이제는 다시 생각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왜냐하면 이러한 문제도 인간의 탐욕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경제와 녹색은 원래 상충되는 개념이었다. 적어도 과거 산업화시대에는 그랬다. 지금 우리는 경제와 녹색이 상충되는 개념이 아닌 상생의 개념이어야 한다는 인식전환을 강력히 요구받고 있다. 당면한 경제회복을 통한 쾌적한 미래가 우리가 가야할 목적지라면 녹색은 방향키이다. 세계적경제위기의 때에 녹색을 통한 미래, 녹색경제가 세계적 대세가 되고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오늘날 전세계가 가고자하는 원자력발전 붐은 녹색을 간과한 경제성지상주의의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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