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고공농성…“투사를 당국이 키우나”
또 다시 고공농성…“투사를 당국이 키우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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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번째다. 노동자들이 울산시의회 옥상에서 ‘고공농성’에 나선 사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번에는 경동도시가스 안전점검원 3명이 판을 키우려다 경찰에 강제연행 되면서 주춤해졌다. 17일 오후 6시30분경에 올라가 18일 오전 10시경에 해산 당했다면 극단행동이 15시간30분가량 계속된 셈이다.

이들의 요구조건은 어찌 보면 단순하다. 여성점검원이 도시가스 방문점검에 나설 때 성폭력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방지대책을 세워달라는 정도다. 이들 3명을 비롯한 도시가스 안전점검원들은 지난 5월 20일부터 시청 본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며 시장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래도 반응이 안 나타나자 이들은 만 4개월 만에 투쟁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이기로 작심한 것으로 보인다.

단순논리로 접근하면 이들의 요구사항은 대체로 합리적이다. 그러나 경동도시가스는 이들을 다독거리지 못해 사회적 파열음으로 이어졌다.

이럴 때는 울산시나 지방노동당국이 조정자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한 것 같다. 특히 울산시는 노동조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던 안전점검원들이 민주노총에 단체로 가입하는 빌미를 주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다. 중재자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오는 것이 “투사를 지자체가 키우나?”라는 비아냥거림이다.

많은 경우 ‘투사’는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없다”는 절망감 속에서 배태되기 마련이다. 노동특보까지 두고 있는 울산시가 이 문제를 원만하게 수습하지 못한다면 18일 오전과 같은 공권력 낭비와 사회비용의 증가는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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