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三不=불안·불신·불행)과 사기범죄
3불(三不=불안·불신·불행)과 사기범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1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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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경찰이 가장 많이 신경 쓰는 범죄는 보이스피싱처럼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범죄다. 보이스피싱 범죄는 엄청난 예방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 1만9천900건이 넘었고 메신저피싱도 상반기에 271%나 증가했다.

이 같은 통계를 보고 혹자는 그냥 “피해를 당한 사람이 참 많구나” 하고 가볍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 피해 입은 사람 대부분이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아가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경찰청에서는 피싱사기, 생활사기, 금융사기를 가장 악질적인 3대 범죄로 규정하고 서민을 ‘불안, 불신, 불행’하게 하는 3불(三不) 유발 범죄를 추방하기 위해 3개월간 특별단속에 들어갔다. 울산경찰청은 수사와 방범 부서 근무자 전원에게 3불 척결에 주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른바 ‘3불’을 일으키는 피싱사기, 생활사기, 금융사기는 어떤 범죄를 말하는 것일까?

‘피싱사기’란 말 그대로 전화로 관공서 등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보이스피싱 사기, 저금리로 대출해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대출사기, 문자 등으로 금품을 가로채는 메신저 피싱사기 등을 말한다. ‘생활사기’란 인터넷 등에 허위광고를 낸 다음 피해금을 가로채는 물품사기,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돈을 가로채는 취업사기, 자신의 집인 것처럼 허세를 부린 다음 전세방을 내줄 것처럼 속여 전세금을 가로채는 임대사기 등을 말한다. ‘금융사기’란 원금 보장, 고수익 보장 등의 속임수로 투자를 권유하는 유사수신 행위, 여성이나 급전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준 다음 공갈·협박으로 고리의 이자와 원금을 챙겨가는 불법대부, 그리고 허위입원·고의사고·조작사고 등이 주를 이루는 보험사기 등을 말한다.

언뜻 보면 굉장히 복잡하고 어지러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복잡하고 어지러울 것은 하나도 없다. 모두 다 수년째 계속해서 “경각심을 가져달라” “주의해달라”며 밑도 끝도 없는 홍보를 통해 예방에 주력하는 범죄들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는 돈을 먼저 송금해 줬다고 이유 없이 대출해주는 금융회사는 없다. 얼굴도 안 보고 이유 없이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회사도 없다. 단기간에 신용도를 올려 수천만 원을 대출해줄 수 있는 회사도 없다. 정상 거래라면 인터넷 직거래라도 턱도 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싸게 팔지는 않는다. 괜찮은 기업일수록 돈을 받고 편법으로 취업시켜주는 일은 없다. 투자만 하면 원금과 이자까지 보장해 주거나 원금의 몇 배나 얹어서 주는 회사도 없다.

“사금융을 함부로 믿고 돈을 빌리면 패가망신한다.” “남들이 거짓입원으로 보험금을 탔다고 나도 따라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수갑을 찬다.” 그동안 너무도 많이 듣고 많이 느껴 온 말들이다. 이를 줄여서 보이스피싱, 메신져피싱, 대출사기, 불법대부, 보험사기, 취업사기라고 부를 뿐이다.

김현석 울산중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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