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리무진, 제주처럼 호텔도 경유하게 했으면”
“KTX 리무진, 제주처럼 호텔도 경유하게 했으면”
  • 김정주
  • 승인 2019.09.17 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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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만 ‘롯데호텔 울산’ 총지배인
최희만 ‘롯데호텔 울산’ 총지배인.
최희만 ‘롯데호텔 울산’ 총지배인.

 

롯데호텔 모스크바서 얻은 별명 ‘He-man’

한국나이 54세, 호텔리어 생활 27년이면 인생의 절반을 호텔, 그것도 롯데호텔에서 바친 셈이다. 훤칠한 키(180cm)에 준수한 용모를 지닌 그에게는 ‘롯데호텔 모스크바’의 러시아 직원이 붙여준 싫지 않은 별명이 하나 있다. ‘He-man’이 그것.

“정의의 투사로 나오는 영국 만화영화의 주인공 이름이라고 하던데요. 정의롭고, 추진력 있고, 맡은 일은 끝끝내 완수하는, 제 성격하고 비슷한 것도 같아 기분이 나쁘진 않았죠.”

알고 보면 ‘He-man’은 ‘희만’이란 한국식 그의 본명이 밑뿌리다. 하지만 사전적 의미는 용케도 그의 이미지를 쏙 빼닮았다. 뜻풀이가 영어로는 ‘건장한 남자’, 네덜란드어로는 ‘남성적·매력적인 남자’, ‘사내다운 사내’이기 때문이다.



2번째 찾은 울산, 경기부침에 격세지감

지난해 1월 울산으로 부임한 최희만 ‘롯데호텔 울산’ 및 ‘울산시티호텔’ 총지배인(본사 상무이사). 그가 울산 땅을 밟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롯데호텔 모스크바 객실팀장 4년 임기를 마치고 귀국, 2011년 4월부로 영업총괄팀장 발령을 받은 곳이 바로 롯데호텔 울산이었다. 팀장 재임 2년간은 울산을 속살까지 들여다볼 수 있는 기간이었고, 지금은 ‘제2의 고향’이라고 당당히 내세울 만큼 울산에 대한 애정은 상당히 깊다.

“그때만 해도 울산은 경기가 대단했고 호텔업계도 훈풍이 불었죠. 지금이야 조선업이 5년 가까이 내리막길을 걷는 바람에 극심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이를 두고 격세지감이라 하던가. 어찌 보면 서울 본사에서 다채로운 경력의 그를 총지배인 감투를 씌워 울산으로 내려보낸 것은 그에게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해서인지도 모른다. 사실, 책임감이 남다른 그는 재부임 직후 롯데호텔 울산의 부흥에 대한 집념으로 밤잠마저 설칠 때가 많았다. 그의 구상은 실천의 신호였다.

최 총지배인이 참으로 바라는 것은 ‘혁신’이었다. 두 형제 호텔의 구석구석을 살피면서 어떤 장소에 어떤 혁신이 필요한지, 꼼꼼히 메모해 나갔다. 재부임 1년 5개월이 지나는 동안 놀라운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이라는 상징성으로 울산시민을 위한 웰니스 존 콘텐츠 개발에 목표를 두게 되었다.



장기간 비웠던 곳, 문화공간으로 탈바꿈

가장 큰 변화는 경기침체의 여파로 3년 혹은 5년 가까이 자물통이 채워져 있던 호텔 내부의 몇몇 공간들이 쓸모와 함께 활기를 되찾은 일이다. 최희만 총지배인이 특히 주목한 곳은 지하 1층의 드넓은 공간. 그는 이곳을 체험형 복합문화공간- ‘웰니스 존(wellness-zone)’으로 탈바꿈시키기로 하고 손수 6개월짜리 프로젝트를 만들어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그러기를 2개월. 그러나 뒷맛은 씁쓸했다. 선뜻 나서는 이가 울산에는 없었던 것. 그래서 계획을 바꾸었다. 공격목표를 ‘서울’로 잡고 나름의 인적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시켰다. 결과는 대성공! ‘믿고 투자해 달라’는 그의 설득이 투자자 5인의 마음을 기어이 흔들었던 것.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월 14일, 그의 안내로 지하 1층 ‘웰니스 존’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12개 라인을 갖춘 ‘락(rock) 볼링장’은 동호회나 가족단위 마니아들로 열기가 가득했다.

“한마디로 이 자리는 ‘대박’입니다. 평소 같으면 예약을 해야 겨우 차례가 돌아올 겁니다. 스파와 L-뷰티숍, 편의점 등 다른 용도의 공간 이용률도 같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볼거리는 그밖에도 더 있었다. 1층 로비 두 모서리를 차지한 ‘간절곶 소망우체통’과 목공예 고래모형 전시공간이 그곳. 이 구상도 모두 그의 비상한 머리에서 나왔다.

롯데호텔 울산 지하 1층 웰니스 존에 자리잡은 락 볼링장 ‘라이크 볼링 앨리’.  장태준 기자
롯데호텔 울산 지하 1층 웰니스 존에 자리잡은 락 볼링장 ‘라이크 볼링 앨리’. 장태준 기자

 


비즈니스호텔 주차난, 지자체 공동노력 절실

‘비상한 머리’ 하면 만 3년(2004.4~2007.3)을 객실·판촉과장으로 지낸 ‘롯데호텔 제주’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과장이던 그는 SBS의 인기드라마 ‘올인’(2003.1.15.~ 2003.4.3., 24부작 방영)의 촬영지가 롯데호텔 제주였고, 송혜교-이병헌도 이 호텔에 3개월 투숙한 사실을 떠올렸다. 이만한 ‘스타 마케팅’의 호재도 없지 싶었다. 그의 깜짝 제안은 곧바로 총지배인을 움직였다. 이 호텔의 여백에는 ‘올인 포토존’이 설치되고 벤치에는 ‘올인’ 두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지게 된다.

그렇다고 그가 언제나 낭만적 공상에만 젖어 있는 건 아니다. 그는 끊임없이 고뇌하고 또 도전한다. 그러한 고뇌와 도전은 오직 울산 관광·숙박업계의 진흥, 그리고 ‘문화관광 생태도시 울산’을 향한 녹색의 꿈과 맞물려 있다. 그래서 피곤하지 않다.

“몇 가지 제안, 보여드려도 될까요?” 언뜻 보여준 것은 ‘울산관광 활성화’에 대한 평소의 지론 5가지가 적힌 메모쪽지. 자세히 보니 롯데호텔 울산만의 희망사항은 아닌 것 같다. 첫째, 태화강국가정원을 대대적으로 활용할 것. 둘째, KTX·공항과 관광호텔을 이어주는 리무진 버스를 신설할 것. 셋째, 비즈니스호텔 주차난 해소 차원에서 울산시와 구청이 공용주차장을 신설해줄 것. 넷째, 울산공항의 국내선 노선을 확대해줄 것. (국제선을 포함, 전세기 이용도 가능하게 해줄 것.) 다섯째, 울산시 랜드마크 수준의 대표적 상징조형물을 새로 설치하고 울산의 개성을 살린 관광상품을 개발해서 홍보를 강화해줄 것. 총지배인은 다섯째 항목에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Guggenheim)미술관’을 예로 들기도 했다.



“울산 제2고향”… 십리대숲 산책도 즐겨

최희만 총지배인의 얘기는 다시 ‘영업’으로 돌아갔다. 2개월마다 연다는 ‘문화가 있는 공연·전시’에 잠시 초점이 맞추어졌다.

“9월 19일에는 여경옥 셰프 초청 와인 갈라 디너쇼가 있고, 10월의 마지막 밤에는 트로트 가수 초청 디너쇼를 마련할 참입니다.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가수 윤수일 초청 디너쇼도 구상 중이고요. 작년에는 윤수일 씨의 어릴 적 친구 윤종국 씨(세진중공업 대표이사)도 자리를 같이하셨죠.”

알고 보니 변화는 한두 군데가 아니었다. ‘큰집’만 해도 1층 로비에 있던 프론트데스크를 멀티테스킹 차원에서 혁신적으로 21층으로 이전·통합시켰고, 1층 프런트 자리에는 신규임대업장 ‘L-LOUNGE’를 유치했다. (롯데 가족들은 형격인 롯데호텔 울산을 ‘큰집’, 아우격인 울산시티호텔을 ‘작은집’이라 부른다.) 최근 ‘작은집’에는 비즈니스호텔답게 회의와 휴게 공간을 제대로 갖춰 경쟁력을 높여 놓았다.

스포츠라면 축구, 야구, 골프 할 것 없이 대부분 좋아했지만 요즘은 책임감 때문인지 산책이 내세울만한 취미로 자리를 잡았다. 십리대숲이고 유명사찰이고 울산 안팎의 가볼만한 곳은 산책삼아 둘러보기를 즐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생기는 것이 애향심이라 했다.

“저는 정말 울산을 사랑합니다. ‘울산 12경’ 말도 있듯이 얼마나 아름다운 고장입니까? 울산이 저의 제2 고향이란 말, 거짓말이 아닙니다.”



“앞으론 사회공헌에도 모범 보일 것”

실제로 태어난 곳은 경기도 파주(일산). 추석연휴에 잠시 다녀왔지만 그야말로 ‘점만 찍는’ 수준. 필시 명절 근무로 귀성도 못한 직원들이 눈에 어른거려서였을 것이다.

마지못해 초청강의에 나가본 적도 있지만 ‘자기과시’ 오해를 사기 쉬운 노출은 대체로 꺼리는 편. 그렇다고 바깥활동과 담을 쌓은 것도 아니다. 경찰발전위원, 울산상의 특별의원, 고래문화재단 이사, ‘일이회’ 회원…. 다 헤아리자면 열 손가락도 더 넘는다. 지역 저명인사 모임에도 적을 두고 있다. ‘울산 홍보대사’ 이름값이라도 해야 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견진성사도 받았고 ‘스테파노’라는 영세명도 가진 가톨릭 신자지만 업무 핑계 대고 ‘냉담자’ 신세가 된 지 제법 오래라고 했다. 앞으로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CSR 활동에 더 열의를 보이겠노라, 각오가 대단하다.

글=김정주 논설실장·사진=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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