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도면 빌려 선박 건조 시작 반세기만에… 현대重, 설계도 수출기업으로 ‘우뚝’
설계도면 빌려 선박 건조 시작 반세기만에… 현대重, 설계도 수출기업으로 ‘우뚝’
  • 정인준
  • 승인 2019.09.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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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유조선 설계도면·기술지원 UAE ‘IMI’와 라이선스 계약 체결故정주영 명예회장 1971년 투자유치… 수 백척 만들며 연구개발 노력 ‘결실’
현대중공업이 사우디 합작조선소인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와 설계기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사우디 합작조선소인 ‘IMI(International Maritime Industries Co.)’와 설계기술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중공업이 설계도면을 빌려 배를 만들기 시작한 지 50년만에 설계도를 수출하는 기업이 됐다. 그동안 수 백척 건조해 왔던 한국의 조선기술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우뚝’ 서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IMI와 초대형유조선(VLCC, Very Large Crude-Oil Carrier) 도면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계약식에는 현대중공업 박승용 부사장(선박해양영업본부장), IMI 파티 알 살림(Fathi K. Al-Saleem) 대표, 사우디 국영해운사 바흐리 압둘라 알두바이키(Abdullah Aldubaikhi) 대표 등이 참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라이선스 계약으로 IMI에 VLCC 기본, 상세 설계도면과 설계지원, 기술컨설팅 등 설계 전반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IMI에서 앞으로 건조하는 초대형유조선 1척당 로열티를 받게 된다.

특히 현대중공업그룹은 1971년 말 영국의 스콧리스고(Scott Lithgow)사로부터 26만t급 VLCC 2척의 설계도면을 임대해 첫 선박을 건조한 이후 반세기만에 반대로 설계 기술력을 수출하는 회사로 성장하게 됐다.

이 해에는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500원짜리 지폐에 나온 거북선으로 영국의 선박컨설턴트 기업인 A&P 애플도어 찰스 롱바통 회장의 마음을 움직여 조선소를 지을 돈을 받아온 해이기도 하다. 한국정부의 보증도 없이 순수히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뚝심과 위트, 그리고 잠재력에 대한 투자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라이선스 계약은 세계 1위 조선회사의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조선산업을 선도하는 기술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이날 IMI, 사우디 국영 해운사인 바흐리와 31만9천t급 초대형유조선(VLCC) 1척에 대한 건조계약도 체결했다. 이 선박은 IMI 출범이후 첫 건조계약으로, 울산 조선소에서 건조돼 2021년 하반기에 인도될 예정이다.

IMI는 한국조선해양, 사우디 아람코, 바흐리, 람프렐 등이 투자한 합작회사로, 2020년까지 사우디 동부 라스 알헤어 지역에 선박 및 해양플랜트, 엔진 등을 제작할 수 있는 초대형 조선소로 건립될 계획이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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