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100년’ 도시민속조사를 시작하며
‘달리 100년’ 도시민속조사를 시작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2.25 20: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2월 13일, 국립민속박물관·울산광역시·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은 시청사에서 공동으로 ‘울산 달리 100년 학술교류사업’ 협정을 체결했다. 이 학술교류사업에서는 학술조사 및 전시회, 기록영화제작 등이 이루어진다. 학술조사는 국립민속박물관과 일본 오사카 국립민족학박물관이 각기 별도로 진행하고, 전시회는 2011년 울산시립박물관 개관에 맞추어 울산광역시가 주관하고, 기록영화제작은 학술조사와 병행하여 국립민속박물관이 담당한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약 8개월 정도 울산 달동 현지에 2명의 조사팀을 파견하여 학술조사를 진행한다. 이번 조사연구는 도시의 민속을 조사 연구하는 도시민속조사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를 개척하는 의미도 있다. 지금까지 과거지향적인 민속조사연구와는 달리 도시인 울산의 2009년 현재 달동을 기점으로 ‘과거·현재·미래’를 아우르는 연구를 진행함으로써 현재학적인 민속연구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울산 달동 사람들의 과거 생활상을 엿 볼 수 있는 자료로 지난해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발간한 ‘향수 1936년 울산 달리’도록과 ‘조선의 농촌위생’ 번역서가 있다.

이 두 권의 내용은 1936년 울산 달리 사람들의 생업을 비롯한 의식주 등 생활문화 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1936년 동경제국대 농학부 및 의학부 학생과 교수들이 울산 달리를 대상으로 민구조사 수집과 농촌위생조사를 수행한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1936년 당시 울산 달리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서, 이번 도시민속조사에서 비교를 위한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2009년 달동은 울산의 번화가로 바뀌어 있다. 1936년 달리는 도시 울산의 교외지에 위치한 농촌마을이었다.

당시의 제당(祭堂)과 타작마당, 우물 등은 사라져 버리고, 용수로와 논밭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당시의 동사(洞舍)는 헐어져 없어지고, 그 자리에 달동 경로당이 자리하고 있다. 예전의 모습은 상상할 수 있을 뿐이다.

울산 달동 도시민속조사팀은 1936년에서 2009년 현재까지 변화되어 오는 달동(달리)의 생활공간과 생활문화에 대한 변화상을 담을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달동 토박이 주민들의 생생한 구술을 바탕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하려고 한다.

하나는 1936년에서 1962년 특정공업지구로 선포되기 이전까지 농촌사회의 생활문화를, 다른 하나는 1962년 구획정리 후 2009년 현재까지 도시사회의 생활문화를 기록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962년 이전을 기억하고 경험했던 달동 원로 토박이 주민 및 1962년 이후를 기억하고 경험했던 달동 주민의 생생한 구술과 사진자료 등을 엮어서, 정치·경제사 중심이 아닌 생활문화사 중심으로 담아내려고 한다.

그리고 2009년 달동 주민의 생활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한 가구를 선정하여 살림살이를 상세히 기록할 예정이다.

한편으로 도시민속조사와 더불어 2009년 달동 주민들의 생활상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영상민속지”를 제작한다.

영상민속지에는 1936년 달리조사 당시 촬영한 사진 및 동영상과 달동 토박이 주민의 생생한 구술을 통해 달동의 과거를 영상으로 재현해 보고, 2009년 현재 달동 주민의 설과 보름·단오·추석 등 한해살이를 영상으로 기록할 예정이다.

1936년에서 2009년 현재까지 달동(달리) 사람들의 생활문화를 온전히 기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달동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도시민속조사팀이 달동 주민을 방문하게 될 때, 달동에 대한 현재와 과거 그리고 개인의 경험과 기억 등을 이야기해 주면 큰 도움이 된다.

아울러 달동 공간의 과거와 현재를 이해할 수 있는 사진자료와 문헌자료, 개인의 일기나 생활을 기록한 사진 등을 제공해 주기를 기대한다.

/ 장상교·강경표 울산 달동 도시민속조사팀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