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사연댐 수위조절안 굳히기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 사연댐 수위조절안 굳히기
  • 이상길
  • 승인 2019.09.09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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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문화재청-울주군,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 구성·보존계획 수립 용역 등 ‘맞손’
송철호 울산시장, 정재숙 문화재청 장, 이선호 울주군수는 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송철호 울산시장, 정재숙 문화재청 장, 이선호 울주군수는 9일 울산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장태준 기자

 

국보 285호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보존방안이 사연댐 수위조절안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사연댐 수위조절안은 민선 7기 들어 울산시와 문화재청 간에 협력모드가 형성되면서 꾸준히 힘을 받아왔는데 9일 울주군까지 가세해 협약이 체결되면서 사실상 굳혀지는 분위기다. 그 동안 문화재청이 주장해온 사연댐 수위조절안으로 기울면서 문화재청 주도의 세계유산등재도 한층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울산시와 문화재청, 울주군은 9일 오후 암각화박물관 야외광장에서 ‘반구대암각화 보존 및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4월 29일 국무총리 주재 ‘낙동강 물 문제 해소를 위한 상호협력 합의’ 이후 울산시, 문화재청, 울주군이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과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지속적인 업무 협의를 한 결과이다. 협약을 통해 울산시 등 3개 기관은 협약서에서 반구대 암각화의 지속가능한 보호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반구대암각화 보존계획 수립 용역’ 등 대책 마련에 상호 협력키로 했다.

또 울산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낙동강 수계 통합 물관리 방안 등 울산시 대체 수원 확보와 주변 관광 자원화, 환경 개선 등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아울러 반구대 암각화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울산시, 문화재청, 울주군 세 기관의 효율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세계유산 등재 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한 게 골자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반구대 암각화의 지속가능한 보호와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반구대 암각화 보존계획 수립 용역 등 대책마련에 상호 협력한다는 것. 이는 사실상 사연댐 여수로 수문설치를 통한 수위조절 방안이라는데 이날 협약식을 통해 의견이 모아졌다. 실제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이날 “오늘 협약은 물 관리와 댐 수위조절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협약”이라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위해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사연댐 수위조절만 가능하다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암각화 보존방안으로 사연댐 수위조절안은 지난 1월 25일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암각화 현장방문을 계기로 급부상했다. 당시 송철호 시장과 정 청장은 반구대암각화 보존방안 마련과 관련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우선순위에 두고, 물 문제와 함께 투 트랙 전략으로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었다.

핵심은 시와 문화재청이 손을 잡았다는 것. 그 동안 시와 문화재청은 울산권 맑은 물 공급과 암각화 보존을 각자의 우선순위로 두며 20년 가까이 대립각만을 유지해왔다. 그랬던 그들이 세계유산등재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건 시가 세계유산등재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거론돼온 암각화 주변 환경 훼손 없는 사연댐 수위조절안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이날 만남 이후 사연댐 수위조절안은 계속 탄력을 받았고, 사연댐 수위조절의 선제 조건으로 여수로 수문설치가 핵심쟁점으로 급부상했다. 실제로 수문설치를 요구하는 시의원 및 시민단체들의 요구가 빗발쳤고, 급기야 지난 7월19일에는 울산시 자문기구인 미래비전위원회(위원장 안재현)와 울산시의회 의원연구단체인 행정포럼(회장 손종학)이 공동으로 ‘사연댐 여수로 수문설치에 관한 시민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당시 주제발표에 나선 인제대학교 토목도시공학부 박재현 교수와 울산대학교 한삼건 교수는 토목공학적으로 여수로 수문설치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이날 협약도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통해 도출된 것으로 암각화 보존방안은 이제 사연댐 수위조절안으로 굳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으로 암각화 보존방안은 사연댐 수위조절안으로 기울었다고 봐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2014년 이후 사연댐 수위를 반구대암각화보다 낮게 유지해 반구대암각화의 침수 최소화와 보존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또 오는 2020년 3월까지 환경부가 추진 중인 낙동강 통합물관리 연구 용역에 울산의 부족한 청정원수를 운문댐 등에서 확보하는 내용을 담아 물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반구대암각화 주변 역사관광 자원화를 위해 현재 용역을 수행 중이며, 반구대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문화재청에 세계문화유산 우선 목록 선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울주군도 천전리각석 세척 및 관람 데크 정비와 반구대암각화 근접 관람 환경개선을 위해 반구대암각화 현장 관리초소 개선과 가상현실(VR)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이상길·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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