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오종쇄 노조 위원장의 선택
현대중공업 오종쇄 노조 위원장의 선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9.02.24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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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노조 오종쇄 위원장이 23일 오후 사내 체육관에서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2009년 임금요구에 대한 기조 설명회’를 열고 임금교섭권 사측 위임에 대해 조합원의 지지를 구했다. 지난 18일 경주 대의원 수련회에서 밝힌 무교섭 임금타결 방침을 노조원들에게 본격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1등일 때 준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우리는 도요타 쇼크를 통해 배워야한다”고 했다. 그러자 현대중공업 현장조직 5개 단체는 즉각 성명을 내고 “노동자들의 대표인 노조 위원장이 앞장서서 임금동결을 전제로 한 교섭권위임을 선동하는 것은 반 노동자적 행위” 라고 비난했다.

현장조직의 입장에서 보면 오 위원장은 분명히 반 노동자적 행위를 하고 있다. 현 상태에서 임금동결이라면 물가 상승률을 따졌을 때 사실상 임금삭감과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때 ‘절대 복직불가 5인방’ 중 하나였던 그가 ‘3년간 절대 무해고’를 천명하며 총대를 메고 나선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그의 생각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요구할 만한 상황이면 철저히 얻어 내되 어려운 시기엔 기꺼이 베풀자는 것이다. 항상 얻기만 하는 고용자의 입장에서 벗어나 되레 주는 주인의식을 갖자는 것이다. 그의 선택이 돋보이는 것은 ‘양보교섭’ 시도 때문이 아니라 바로 이런 주인의식 때문이다. 이번 오종쇄 노조위원장의 선택은 사측이 아닌 근로자가 실질적 주인임을 밝히는 선례로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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