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파수꾼]안전 습관화가 사고예방의 핵심
[안전파수꾼]안전 습관화가 사고예방의 핵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09 20: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 타면 출발 ×, 다 매면 출발 ○” 얼마 전까지 문수교차로에 붙어있던 현수막이다. 지금은 안전벨트를 매지 않고 운전대를 잡으면 오히려 허전하고 불안하다. 돌이켜보면 안전벨트 단속 초기에는 고정용 걸이를 달아 사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심지어 안전운전을 권장해야 하는 보험 담당자들이 고정용 걸이를 선물로 주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직도 뒷좌석 안전벨트는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이 또한 앞좌석 안전벨트와 같이 자연스러운 안전문화로 정착될 것이다.

기업체 근무 시절 사고조사를 하면서 안전사고 발생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올바른 습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신입사원이 평소와 똑같이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내고선 그 이유도 모른 채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작업을 지시한 선배사원에게 “신입사원에게 왜 이런 일을 시켰냐?”고 물었더니 “이 정도는 알고 있는 줄 알았다”고 너무도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래서 “아! 원인은 바로 소통에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고참사원은 자신이 습관처럼 하던 일이라 신입사원도 당연히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 일 이후 신입사원을 포함한 5년차 이내 운전원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교육내용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습관처럼 하고 있는 작업 중에서 무심코 행동하다가 사고가 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것이었다. 단순 작업이라도 고소작업을 할 때는 발판을 이용하고, 히터 내부의 불꽃상태를 점검할 때는 반드시 안면대를 착용하고 점검해야 한다는 등…. 교육하면서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은 작업용 발판이나 안면대는 현장에 비치되어 있으므로 경험이 축적된 고참사원은 작업할 때 사용하는 습관이 되어 있지만, 신입사원들은 교육을 받은 일부 운전원만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교육 후 제출한 소감문을 보면 하나같이 안전에서 습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했고 제대로 된 교육과 소통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토로한다.

어느 해인가 공장 정비기간에 유독가스가 있는 밀폐용기 내부에서 공기마스크를 쓰고 줄사다리를 이용해 점검작업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자리를 지켜야 하는 동료가 보이질 않았다. 순간 공기마스크의 공기공급용 줄이 끊어지지 않을까 떨면서 참으로 아찔한 순간을 보냈다. 돌아온 동료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와 역정을 냈더니 “다른 작업 때문에 잠시 갔다 왔는데 뭐가 잘못됐냐?”고 오히려 나에게 화를 내는 게 아닌가.

만약 지금 그 작업을 한다면 어떻게 할까. 작업감시자가 반드시 상주하는 상태에서 안전보호구를 완벽하게 갖추고 작업을 수행할 것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렇게 위험한 작업을 하면서도 자리를 지켜주지 않는 동료만 원망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은 이 모든 준수사항 중 하나라도 빠지면 작업을 하지도, 시킬 수도 없도록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

지난해 여름 안전나누미 활동을 하면서 반팔티를 입고 작업하는 협력업체 직원에게 “긴팔 옷을 입고 하라”고 권유했더니 “작업 편의성 때문에 반팔티를 입는다”고 했다. 같이 있던 모기업 안전담당자에게 “모기업에서도 반팔 옷을 입고 작업하는 직원이 있느냐?”고 물으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아주 상반된 이야기를 했다. 그 말을 듣고 협력업체 직원은 습관의 중요성을 인식했고 이후로는 긴팔 옷을 입고 작업하고 있어 역시 소통과 습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왜 똑같은 상황에서 판단과 적용기준이 달라질까?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안전의식을 키워왔고 선진 안전문화와 접하면서 생각도 자연스럽게 변한 것이다. 요즘은 윤창호법이라 불리는 음주운전 기준 강화법 시행 후 거리 곳곳에서 수시로 단속하고 있다. 전에는 훈방될 만한 수치도 면허정지 처분을 받는 등 그 기준이 강화되었다. 시행 이후 한 달 만에 전국 음주운전 건수가 약 10% 줄었다는 보도를 접했다. 시간이 더 흐르면 이러한 통계수치도 보도에 나오지 않을 만큼 음주운전 문제는 조용히 사라질 것이다. 우리 모두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제대로 된 안전교육과 올바른 소통을 통한 습관화가 핵심이다.

고광춘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 에너지화학공정과 교수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