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성윤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전 회장
[인터뷰] 김성윤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전 회장
  • 김보은
  • 승인 2019.09.08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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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가치 ‘삼일회관’ 철거위기”
김성윤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전 회장이 8일 중구 삼일회관 앞에서 ‘삼일운동 100주년 울산 삼일회관 보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서명지를 들고 있다..
김성윤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전 회장이 8일 중구 삼일회관 앞에서 ‘삼일운동 100주년 울산 삼일회관 보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서명지를 들고 있다..

 

“삼일회관은 현재 중구에 유일하게 남은 근대문화유산입니다. 울산 근현대사의 산실이라 할 정도로 역사적 가치를 지녔죠. 근데 북정동을 중심으로 한 중구의 재개발 사업으로 철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8일 중구 북정동 삼일회관에서 만난 김성윤(78) 울산향토문화연구회 전 회장은 이같이 밝히며 삼일회관의 존치를 호소했다.

그는 “삼일회관은 1918년 울산의 청년들이 민족 계몽운동을 벌이기 위해 울산의 부자 김홍조 옹에게 부탁함으로써 건설됐다. 울산의 많은 유지들의 성금을 모아 어렵사리 완성됐다”고 소개했다.

건립 이후 삼일회관은 유학생들의 귀국보고회 등 민족의 계몽운동을 위해 활용됐다.

그는 “유학을 간 울산의 부자집 자녀들이 방학을 맞아 울산에 오면 삼일회관에서 귀국보고회를 가졌다. 이 귀국보고회에 울산시민의 관심이 얼마나 높았던지 밖에서도 들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유학생들은 삼일회관에서 귀국보고회를 연 뒤 지역의 읍면을 돌아다니면서 여러 차례 귀국보고회를 했는데 이를 통해 주민들을 계몽하고 항일정신을 키우게 만들었다.

계몽운동 외에도 삼일회관은 울산 최초의 사립유치원인 ‘울산유치원’, 울산의 첫 기자협회, 피난민의 숙소 등으로 활용되며 100여년간 울산 사람들의 문화와 교육의 중심에 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구 북정동 일대에 이뤄지고 있는 대대적인 재개발 사업에 삼일회관이 포함되면서 건물을 철거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그는 “지금까지의 사례로 보면 이러한 역사적인 건물은 철거가 되더라도 다른 곳으로 옮겨져 다시 복원됐는데 이 건물은 소유자가 뚜렷이 없다 보니 건물 부지에 특정 기관을 위한 다세대 주택이 들어설 것이라고 한다. 안타깝다”는 심경을 전했다. 김성윤 전 회장이 몸담고 있는 울산향토문화연구회는 이 때문에 지난 2년간 ‘삼일운동 100주년 울산 삼일회관 보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이란 제목의 서명지를 받아왔다. 현재 1천200여명의 울산시민이 여기에 서명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존치를 최우선에 두지만 존치가 되지 않을 경우 울산시가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울산의 귀중한 문화재다. 시가 관여할 수 있는 다른 역사성 있는 건물로 옮기던지 이곳을 기념관을 만들어 문화공간으로 활용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향토문화연구회는 서명서를 이달말께 송철호 울산시장에게 직접 전달하며 삼일회관의 존치를 요청할 예정이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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