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다세대 주택/성환희
[디카+詩] 다세대 주택/성환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05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눈이 먼저 달려간다

골목길 배회하다 만난

봄 햇살이 지은 집

 

세 들까? 따뜻하겠다

 

가을이 오는 문턱에서 코끝을 끙끙거리며 봄 햇살로 화사하게 피어난 목련꽃에 세 들어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봅니다. 화사하게 핀 목련꽃을 다세대 주택으로 표현한 시인의 따뜻한 마음을 느껴보며 학창 시절 다세대 주택보다 더 심각한 쪽방에서 오랜 기간 생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콘크리트 살벌한 벽 위 유리 조각 넘어 주인집 마당에 피어난 흰 목련을 위안 삼아 오르내리던 동산 길, 목련이 지고 나면 목련 나무인 줄도 모르고 지내다가 또 목련이 피면 새로운 봄이 와서 일년의 빠름을 일깨워 주던 목련꽃을 지금도 유난히 좋아합니다.

골목길 모퉁이에 있는 목련을 꽃 피우기 위해 일년을 준비하며 빠짐없이 꽃피게 하는 봄 햇살같이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골목길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다세대 주택에 세 들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빠짐없이 따스한 햇살이 비쳐서 향기로운 집이 지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글=이시향 시인


인기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