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동체의 행복한 동행을 꿈꾸다
교육공동체의 행복한 동행을 꿈꾸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9.0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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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님! 저는 오늘 교육감님께서 하신 말씀이 자꾸 되뇌어집니다. ‘교원업무 경감, 각 부서의 사업 감축, 교원연수방법 개선 등 이 모든 사업의 방향과 목적은 선생님들이 고유 업무인 교실수업을 잘 하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런 말씀을 하셨잖아요. 교육감님께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교육정책도 학생참여중심 수업에 있다는 것을 이렇게 말씀하신 것 같았습니다.”

지난 9월 1일자 인사로 송별회를 하는 자리에서 어느 팀장이 이야기의 물꼬를 터주었던 말의 내용이다. 이렇게 시작해서 우리는 제법 긴 시간 교실수업 개선에 대한 이야기로 송별회를 이어갔다. 필자는 학교에 근무할 당시 교실수업을 개선하기 위해 애쓴 경험을 이야기했다.

우리가 개선하고자 하는 학생참여중심 수업과 과정중심 평가는 국가에서 제시한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내용을 깊이 있게 들여다본 후 이것을 동료교원과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그에 따라 이 수업이 토론중심이 될지, 탐구중심이 될지를 검토해야 한다. 또 어떤 수업의 과정에서는 학생들의 요구나 필요에 의해 어떻게 바뀔지를 세세하게 검토하고, 수업과정에서의 학생 평가는 어떤 영역을 어떤 방법으로 할지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그런 후 평가문항을 개발하고, 학습자료를 구입하며, 학교 밖 학습이 계획되면 체험학습 장소를 탐방하고 계약하는 것도 교사의 몫이다. 이처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입하고 방대한 작업을 거쳐야 가능한 것이 학습참여중심 수업의 실체이다.

그런데 중등과는 달리 초등학교의 경우 담임교사가 전 교과를 가르치고 해마다 학년이 변경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이 힘든 과정을 성공적인 수업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각오를 단단히 하지 않는 한 이 수업방법의 개선은 시작조차 할 수가 없다. 우리 일행은 그래서 결론을 내렸다. 교원들의 이러한 힘듦을 잘 아는 교육청에서 그 힘듦을 조금이라도 덜어내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그리고 이 모든 것 즉 ‘전문적 학습공동체’ ‘민주적 학교경영’, ‘학교민주주의 실천’ 또한 교사의 교육과정 재구성 권한을 확대하고 이것이 학생참여중심 수업으로 자리를 매기게 하는 일일 것이라고 생각을 모아 보았다.

대화 참여자 모두는 학교교육 활동 중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이 ‘수업을 잘 하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모처럼 마련한 송별회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로 시간을 다 보냈다면서 우리는 서로 마주보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한 가지 더 보태고는 모임을 끝냈다.

“수업개선을 위해 교원의 업무를 덜어내고 다양한 지원을 위해 고민할 뿐 아니라 우리처럼 모이기만 하면 온통 학교교육 이야기로 꽃을 피우는 선생님들에 대한 지원도 같이 늘려야 한다. 우리 선생님들이 자주 모여서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협의회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드려야 한다. 또한 선생님들의 자율적 자발적 모임도 연수시간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도 만들어 드려야 한다.”

이날의 모임은 길었음에도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

정기자 울산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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