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살 거라면!
어차피 살 거라면!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27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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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 아들 세 명이 밥상 테이블에 가만히 앉아있다. 좀 있다가 드디어 말을 시작한다. “밥 묵자!” “점심은 뭐 뭇노?” “이 짜석아!” “므라 씨부리쌌노!” 같이 점점 퉁명스럽고 투박하게 경상도 사투리가 막 튀어나온다.

꽤 오래전, 20년 가까이나 인기 폭발한 개그콘서트 코너 ‘대화가 필요해!’의 한 장면이다. 대체로 말 수는 적지만 해학이 넘친다. 평상시 대화가 없는 일가족의 무뚝뚝한 사투리 억양과, 전혀 장면에 관계없는 콩트를 던져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만끽하게 해준다.

기분이 우울할 때나 하루 일과가 끝나고 피곤할 때, 뭔가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이 프로의 한 장면을 보면 웃음의 엔도르핀이 펑펑 솟아난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인 가족 간 대화의 필요성을 한때 리얼하고 코믹하게 풀어낸 핫한 프로였다. 옛날 경상도 지방에서 많이 회자되었던 말이 하나 있다. “저 사람, 곡게이 마이 지기네(많이 하네)!”라는 어른들의 말투를, 나는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왔다. 그 때는 다들 가난하게 살았지만 해학적인 여유가 꽤 많았던 것 같다. 이 말의 원래 어원은 ‘곡케이다(滑稽だ)’라는 일본어 어휘다. 우습다, 우스꽝스럽다, 익살스럽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 단어인데 아쉽게도 우리말 속에 아직도 잔재로 녹아있다.

억양이 센, 이런 경상도 사투리도 자주 듣는다. “어데 갔나?”와 “어데 갔노?”라는 두 개의 말. 이 두 개의 말은 전혀 뉘앙스가 다르다. 전자는 ‘어딜 좀 갔나?(갔나, 안 갔나?)’라는 뜻이고, 후자는 ‘어디에 갔는데?(어느 곳에 갔나?)’라는 뜻으로 서로 다른 뜻이다. 이러한 특유의 억양 때문에 경상도 이외의 사람들은 알아듣기 쉽지 않다. 상황에 따라 웃지 않을 수 없는 해학적 표현이 되기도 한다.

키가 작은 뽀빠이 이상용은, 요즈음도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어 사회를 밝게 한다. “경비원 145명 중에서 1명을 선발하는데 사팔뜨기가 뽑혔어요. 이유를 물어보니까요! 양쪽으로 늘 눈을 다 보고 있으니 경비로서 최고의 적임자가 아니겠어요? 그래서 뽑았대요!”라고. 비록 짧은 콩트지만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뽀빠이’라고 불릴 만큼 근육질 몸매로 유명한 그는, 지난 한평생을 절약하는 삶으로 살아왔다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키 크고 잘 생긴 사람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서다. 키 큰 사람이 잠잘 때 그는 공부했고, 그들이 술 마실 때 그는 열심히 운동을 했다. 남다른 노력을 한 그가, 수많은 웃음을 주고 용기와 희망을 주고 있으니 우리 사회가 더욱 밝아지지 않겠는가?

웃음은 마음의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신체의 미용제예요!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게 보여요! 웃으면 사람의 몸과 마음을 이롭게 하는 온갖 경이로운 일들이 일어나요! 등, 웃음에 대하여 많은 이들이 호평을 아끼지 않는다.

웃음이란, 무언가 중대한 것을 기대하고 긴장해 있을 때, 예상 밖의 결과가 나타나 갑자기 긴장이 풀려 우스꽝스럽게 느껴지는 감정표현이다. 외형으로 보면 얼굴표정을 망가뜨리고 배를 움켜쥘 정도로 마음껏 웃는 행위다. 게다가 웃음은 어떤 관념과 관념이 불균형을 이룰 때 잘 나타나는 것 같다. 신사가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진다거나, 어린아이가 어른 바지를 입었을 때 웃음이 나오지 않는가? 아무튼 우리의 삶은 너무 진지하게 되면 숨이 막혀버린다. 그래서 여유로움이 사라지고 막다른 궁지로 몰릴 수 있다. 유머와 함께 웃음은, 힘든 삶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해독제요, 다시 살아나게 하는 강장제와도 같은 것이다. 이런 저런 근심거리를 웃어넘기는 유모감각을 지니는 것이야말로 좋은 일이다. 버럭 화내지 말고 의미 있는 한마디 유머를 던지며 사는 것은 정말 즐겁지 않은가. 어차피 한평생 살 거라면, 하루하루 즐겁고 유쾌하게 삶은 너무 당연하다. 실컷 웃으며 살자!



김원호 울산대 인문대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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