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레미콘 파업사태 ‘발등의 불’ 끈다
울산 레미콘 파업사태 ‘발등의 불’ 끈다
  • 성봉석
  • 승인 2019.08.22 23: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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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위기에 동명·SR레미콘 정상가동 시작
노조 “경영악화 예견된 일, 15개 업체 파업 지속”
울산 레미콘 파업사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일부 제조사가 경영위기에 따라 정상가동에 나서면서 주요 관급공사 등 긴급 공사가 재개된다.

22일 울산시와 업계 등에 따르면 파업 중인 울산지역 17개 레미콘 제조사 중 북구 대안동 동명레미콘과 울주군 범서읍 SR레미콘 2개 업체가 이날부터 정상가동을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파업 장기화로 부도 위기에 내몰리자 지난 21일 해당 사측과 노조가 협의해 우선 공장을 가동해 어려움에 처한 회사를 살리기로 결정했다. 다만 쟁점 사항인 운반비 인상은 타 업체 간의 합의내용에 따르기로 했다.

레미콘 노조 측은 상생을 위해 회사를 살리는 것이 우선이며, 긴급한 공사 현장에 물량을 투입해 급한 불을 끈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레미콘지회 관계자는 “2개 업체가 이달 말까지 가동이 안 되면 부도위기라는 말이 있었다. 운송비 인상도 좋지만 굳이 회사 문 닫는 것을 보겠다는 것은 아니다”며 “상생하자는 기본 취지가 있기에 회사를 먼저 살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재 울산에 급한 현장도 많다. 급한 불은 꺼야하지 않겠나”며 “현장도 보수하고 합의서를 쓴 것은 아니지만 구두로 운송비 5천원 인상에 대한 약속을 받았으니 정상 가동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같은 노조의 판단은 최근 노조가 공장을 막아서면서 긴급 공사 현장이 안 돌아간다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는 동시에, 2개 업체 가동으로 다른 15개 업체의 추가 이탈을 노린다는 의도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제조사 측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급한 공사 재개는 환영하지만 기존 입장을 끝까지 고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울산레미콘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이미 예견했던 부분이다. 2개 업체의 경우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부도나기 직전인데 운송비 인상이 무슨 상관있겠나”며 “2개 업체가 정상가동한다고 해도 감수해야 할 부분이고, 오히려 교육청 등 급한 관급공사를 해주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2개 업체와 다르게 남은 15개 업체는 경영상태가 튼튼하므로 기존 입장을 끝까지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울산지역 레미콘 노사는 레미콘 1회 운반비 인상을 놓고 대립 중이다. 노조는 생활임금 확보를 이유로 운반비를 기존 4만5천원에서 5만원으로 5천원 인상을 요구했으나 회사 측은 최악의 건설경기와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경영 악화를 주장하며 거부했다.

노조는 지난달 1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며 회사 측은 이에 대응해 계약을 해지하고 휴업했다.

사태가 50여일째 장기화하면서 농수산물도매시장 소매동 재건 공사가 중단됐고, 동천제방 겸용 도로 개설 공사와 상개∼매암 혼잡도로 개설공사 등이 지연되고 있다. 신축 학교 7곳도 공정에 차질이 생기면서 내년 신학기 학사 일정 차질이 우려된다.

성봉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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