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산업이 미래 먹을거리
문화관광산업이 미래 먹을거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21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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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불황의 늪에 빠져도 울산은 늘 예외였다. 다른 도시들이 경기가 좋지 않아 아우성을 쳐도 울산은 비교적 안정적인 경제 사정을 유지했다. 타 도시의 시민들은 울산시민을 바라보며 많이 부러워했다. 인구는 차곡차곡 늘어났고 경제수도 울산의 미래는 탄탄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울산의 주력산업이 쇠퇴하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더구나 현대중공업이 서울로 본사를 옮기면서 “울산경제가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까지 나온다.

갑자기 닥친 위기는 아니다. 잘 나갈 때 미리 준비했어야 옳았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시대적 조류에 맞는 산업구조를 갖추려고 부단하게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세계의 유수한 도시들이 뛰어든 산업구조 전환의 물결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갖출지 의문이다.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이라는 20세기 최고 주력산업으로 버텼던 울산은 아직 차세대 신산업이 손에 잡히지 않고 있다.

조언하자면 문화와 관광산업을 일으켜 차세대 경제를 준비해야 한다. 늦었지만 태화강 국가정원이 지정되어 다행이다. 울산의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을 본격적으로 가공하고 내보임으로써 새로운 울산의 브랜드를 창출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울산은 해양자원과 산악자원, 도심을 흐르는 태화강, 60년 세월 동안 국가경제를 일으켜온 산업자원 등 관광산업을 일으킬 역량은 충분하다. 어느 도시에서도 찾을 수 없는 개성 넘치는 조건이다. 관광산업을 일으킨다고 해서 그동안 울산경제의 기둥이었던 주력산업만큼 폭발적인 경제부흥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세계 유수의 산업도시가 걸었던 비극적 슬럼화는 막을 수 있다.

관광자원에 비해 문화자원은 빈약하다.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 새로운 미술관이 들어선다고 하지만 미술관이 어떤 차별화를 이뤄 울산문화의 저변을 넓힐지 아직 미지수다. 지난 세월 울산은 산업발전에만 집중했지 문화 육성에는 안일했다. 주머니는 두둑했지만 가슴은 늘 허전했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기대하는 만큼 성숙해지지 않는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문화관광을 어떻게 단시간에 발전시킬 수 있을까. 세계의 수많은 문화관광 도시는 오랜 전통과 축적된 역량으로 꽃을 피웠다.

울산은 신생아다. 더 많은 전문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시행착오를 최소화해야 한다. 적당한 규모와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도시를 꾸민다면 ‘여럿 중의 하나’에 불과한 도시가 된다. 울산과 비슷한 환경의 도시들을 충분히 벤치마킹한 후 그 도시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꼼꼼히 따지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절제한 모방은 안 된다. 우리 실정에 맞고 우리 환경에 어울리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놔야 성공할 수 있다. 해양, 산악, 산업 관광자원을 패키지로 엮은 독특한 개성의 도시로 변모한다면 울산은 관광도시로 성공할 수 있다.

문화도 마찬가지다. 울산이 가지고 있는 도시의 정체성 자체가 우리 고유의 문화다. 그것을 집중적으로 다듬고 키워나가야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울산만의 개성이 드러날 것이고 그것이 경쟁력을 갖게 된다. 다른 도시의 앞서가는 문화를 부러워만 하면 안 된다. 더 많은 인프라를 보강하고 문화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면서 시민교육에도 집중해야 한다.

문화와 관광은 이란성 쌍둥이다. 고부가가치 문화관광산업을 일으키려면 문화를 소홀히 해선 성공할 수 없다. 21세기형 도시 모델은 문화를 기반으로 한다. 문화가 허전한 도시에는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 울산시가 침체된 경제를 일으키기 위한 방안으로 문화관광산업 육성을 꼽았다면, 시민들도 그동안 제조업에 의존했던 기존 경제구조에서 벗어나는 과감하고 현명한 동참이 필요하다.

초금향 떡만드는앙드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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