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부유식해상풍력 기본설계’ 울산 앞바다서 세계시장 도전
‘한국형 부유식해상풍력 기본설계’ 울산 앞바다서 세계시장 도전
  • 정인준
  • 승인 2019.08.2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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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설계 내년 5월 완료 예정울산 앞바다에 5MW 1기 설치실증 테스트·국제인증 진행조선·해양 강국 기술 총동원국내 첫 해양플랜트 라이선스제작·설치·운영 전과정 담아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를 주관하고 있는 에이스엔지니어링 김대환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를 주관하고 있는 에이스엔지니어링 김대환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장태준 기자

 

울산 앞바다에 63빌딩 높이(249m)만한 구조물을 떠 있게 만들어라!

울산에서 추진되고 있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의 미션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는 태풍·해일 등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안전하게 떠 있어야 한다. 바닷 속에서는 1천t이 넘는 바다위 풍력발전기를 지탱해야 한다. 이러한 거대 구조물을 제작, 운송, 설치, 운영까지 해야하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

이러한 모든 과정이 담긴 게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다.

조선·해양 강국의 기술력이 총동원돼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가 만들어 지고 있다. 해양플랜트 분야 기본설계를 확보하는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지금 까지 한국은 조선·해양산업 역사상 기본설계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른 나라의 라이선스(기본설계)를 가져와 실시설계와 상세설계로 배와 해양구조물을 만들었다.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은 세계와 경쟁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 풍력발전이 앞서 있다는 북유럽, 독일, 미국 등도 고정식 해상풍력발전은 해왔으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은 지금 시작단계다.

울산 앞바다에 1.4GW 상당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가 계획되자 세계 각국의 메이저 풍력발전사들이 자금력을 앞세워 몰려들고 있다. 그들로서도 울산앞 바다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을 실전 테스트할 최적지이자 시작점이기 때문이다. 세계 메이저 기업들은 그들만의 기본설계로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에 참여한다.

울산 앞바다에서 향후 세계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산업의 성패가 판가름 나는 각축장이 열리고 있다.

20일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를 주관하는 에이스엔지니어링(대표 김대환)을 찾았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울산지역 엔지니어링협회를 이끌면서 현대중공업과 오랜 파트너십을 형성해 왔다. 선박 공조시스템 설계가 주력이지만 그동안 수 많은 조선·해양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설계능력을 키워 왔다. 엔지니어링 강소기업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키웠고 전체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은 한국석유공사 동해가스전 인근에 400MW 규모의 발전단지를 건설하는 것을 말한다. 200MW는 울산시가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담당하고, 나머지 200MW는 한국석유공사, 동서발전, 노르웨이 에퀴나르 컨소시엄이 만든다. 한국석유공사 컨소시엄은 노르웨이 모델이어서 사실상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은 울산시 몫이 유일하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기본설계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전담기관으로, 에이스엔지니어링은 주관기관, 울산시, LS전선, 한국선급,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해양대학교, 울산대학교, 창원대학교, 현대중공업, 유니슨이 참여한다. 조선·해양 구조물 전문기관들이 총동원됐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기본설계는 5MW 풍력기를 바다 위에 안전하게 떠 있게 만드는 것이다. 울산시 몫인 200MW는 5MW짜리 풍력기 40기를 바다에 세우는 것을 말한다.

5MW 풍력기 무게는 1천t에 달한다. 날개 길이 126m를 포함한 높이는 258m다. 이를 떠받칠 부유체는 두 가지 타입으로 설계되는데, 삼각형 모양의 세미 서브멀시블형(Semi-Submersible)과 스파부이형(Spar Buoy)이 그 것이다. 세미형은 안정적이지만 삼각형 사이가 74m가 돼 차지하는 면적이 넓은 단점이 있다. 스파부이형은 단일 원통형으로 수심 이하 90~120m까지 잠긴다.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의 전체 크기는 스파부이형의 경우 수심 이하 120m, 5MW 풍력기 높이 258m를 합하면 63빌딩 높이 249m 보다 높은 258m가 된다. 이런 거대 구조물이 ‘매미급’ 태풍과 해일에 견뎌야 한다. 내구 연한은 25년으로 정해졌다.

뿐만 아니다. 전력이 생산되면 전력을 중계할 변전소도 만들어야 한다. 제작 방법도 만들고, 운송, 시공, 운전까지 하는 공법도 만들어 내야 한다.

한국 해양플랜트의 신기원을 밟는 일이다.

에이스엔지니어링은 부유체 기본설계에 참여도 하지만 각 기관들이 연구개발·설계 성과물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형 부유식 해상풍력 기본설계’의 총감독 역할이다.

에이스엔지니어링 김대환 대표는 “아직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이다. 연구실에 있던 연구들이 세상에 나와 실전 상황을 맞고 있다”며 “어려운 분야가 정말 많이 있지만 그동안 한국 조선·해양산업이 걸어왔던 세계 최고의 경험들이 모여 빛을 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형 부유식해상풍력 기본설계’는 지난해 6월부터 시작돼 반환점을 돌았다. 기본설계는 내년 5월 나온다. 이 기본설계가 나오면 먼저 1기를 제작해 울산 앞바다에 설치하고, 실증 테스트와 국제인증을 받는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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