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우정 혁신도시를 자랑 할 때마다 붙이는 서두어(序頭語)가 ‘친환경 녹색도시’건설이다. 약 8,400 가구와 11개 공공 이전 기관이 들어 설 이곳에다 대규모 집단 에너지 시설을 갖춰 청정도시의 귀감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대단위 주거지 인근에 열 병합 발전소 같은 것을 설치해 LNG를 이용, 발전하면 열량의 50%미만 만 전기가 되고 나머지는 버려야 하지만 이를 각 가정의 난방, 온수에 이용하면 에너지 이용효율도 높이고 탄소배출량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토지공사의 말대로 우정지구가 개별난방이 되면 울산시의 이런 꿈은 물거품이 된다. 약 2만 명의 입주민이 사용하는 에너지가 개별난방 되면 그 곳은 기존의 구 도심지와 별로 다를 게 없다.
기업 하나의 결정에 따라 울산시의 계획이 오락가락한다는 예기다. 기업의 생리가 아무리 이윤추구라 해도 삼성 에버랜드의 이번 처신은 도의적 측면에서 옳지 않다. 지난 2007년 11월 사업자 선정을 둘러싸고 타 업체와 경쟁 끝에 사업권을 취득한 기업이 사업성 불투명을 이유로 갑자기 중도에 포기한다면 누가 봐도 올바른 처신은 아니다. 이익이 될듯하면 덤벼들었다가 손해가 예상되면 지체 없이 손을 놓는 것이 기업의 본성인가.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토지공사는 약속을 금 쪽같이 여기는 업체를 새로 선정 할 일이다.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