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과 ‘내로남불’ 재조명
‘과유불급’과 ‘내로남불’ 재조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2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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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이 언론과 야당에 의해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것만으로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다. 이런 의혹들은 조 후보자에게 장관, 특히 법치 수호의 책임을 진 법무부장관의 자격이 있느냐는 물음을 던진다.

조 후보자 가족 주변엔 일반 상식으론 이해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아 보인다. 건설업으로 돈을 벌어 사학재단까지 인수했던 조 후보자의 부친은 2013년 사망하면서 단돈 21원의 재산과 49억원의 부채를 남겼다. 조 후보자와 남은 가족들은 상속재산을 초과하는 채무는 변제 않는 ‘한정승인’을 신청해 빚 갚을 의무를 벗었다.

핵심 의혹은 대부분 재산과 얽혀 있다. 특히 조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도 상식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이라면 공정과 정의를 외쳐 온 진보진영의 간판스타에게 어울리는 행동은 아니다. 남에게는 가을 서리처럼 차갑고 엄격했던 조 후보자가 자신에게는 봄바람처럼 관대한 건 아닌지.

요사이 정치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을 접하노라면 ‘욕심’이란 단어가 생각난다. 우리들 주위에 욕망과 욕정, 욕심에 눈 먼 자들이 너무나 많다. 심심찮게 들어왔지만 위선과 교만이 넘쳐나는 이들이 새겨들어야하는 사자성어가 ‘과유불급’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음, 즉 지나침은 부족함과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지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한 상태를 가리켜 중용(中庸)이라고 하는데, 공자는 중용을 매우 소중한 가치로 여겼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딸의 의학전문대학원 두 차례 유급과 6연속 ‘수상한 장학금’이 논란이다, 조 후보자는 과거 특목고·자사고 중심의 입시 중심 교육의 병폐에 대해 여러 차례 비판적 시선을 드러냈다. 그런데 딸이 ‘외고→이공계→의전원’에 진학하면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논란이 있었는데, 이번에 장학금도 논란거리가 된 것이다.

이 장학금은 조 후보자의 딸 외에는 대부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한 차례씩 지급됐으나 조 후보자의 딸에겐 ‘면학(학문에 힘씀)’을 독려하는 차원에서 6차례 연속해 지급된 것이다. 부잣집 딸이 낙제하고도 장학금을 받은 이 비상식을 보면서 “부모를 원망해, 돈도 실력이야”라고 했던 최순실의 딸을 떠올리는 사람이 적지 않다. 원고를 탈고중인 가운데 고교 때 2주 인턴 조국의 딸이 의학논문 제1저자로 등재되어 또 시끄럽다.

누구나 대학 시절은 추억으로 가득 차 있다. 필자가 대학교 다닐 때도 장학금을 받기 위해 코피를 흘리면서 공부하였고, 그 뒤 강의를 하면서도 장학금 대상자 선정은 항상 조심스러웠다. 이해관계 학생들이 돋보기로 보고 있기에 ‘수상한 장학금’은 결코 용납하지도 않았다. 학생들에게 장학금은 ‘열공 훈장’이기 때문이었다

대학 측은 지도교수가 개인적으로 운용하는 장학금이라 문제 될 게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 지도교수가 올해 민주당 소속인 부산시장이 임명권을 행사해 부산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민정수석이었던 조 후보자가 영향력을 행사해 자신의 딸에게 호의를 베푼 교수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든다.

정치권의 예상보다 더 일찍 대선주자로 부상한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검증 관련 보도를 지켜보면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오버랩 된다. 조 후보자는 타인에게 그동안 들이댄 도덕적 기준에 자신의 행위가 부합하는지 냉철하게 판단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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