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운항선박 개발 통한 세계최고의 조선강국 자신”
“자율운항선박 개발 통한 세계최고의 조선강국 자신”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9.08.20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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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수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원장.
장광수 울산정보산업원장.

 

­공직34년 ‘마당발경력’… 조직 상위권↑
행정안전부가 2017년 11월에 처음 펴낸 <전자정부 50년>은 대한민국 전자정부의 변천사를 한눈에 읽을 수 있는 유의미한 기록물이다. 그 첫 장을 펼치면 UN 총회장에 오른 대한민국 전자정부 대표단 5인의 모습이 나온다. UN의 전자정부 격년평가에서 ‘대한민국 전자정부’가 3회 내리(2010-2012-2014년) 1위 달성의 쾌거를 이룬 덕분이다. 195개국 중 1위라면 감히 넘보기 힘든 성적.

자세히 들여다보니 사진 속 인물 한 분은 조금 낯이 익었다. 그 사이 반응이 돌아왔다. “바로 접니다.” UN본부 무대에 세 번이나 섰다는 사진 속 주인공은 장광수(62)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초대 원장. 잠시 배경설명이 이어졌다. “‘전자정부 50년’은 1967~2017년을 가리키지요. 시작년도인 1967년은 경제기획원 통계국에 IBM컴퓨터가 설치된 해이기도 하고.” 그 반세기 동안 한국은 후진국에서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 진입했고, 그 공로의 중심에는 장광수 원장도 있었다.

행정고시 24회 출신인 그를 주위에서는 ‘ICT 정책 최고전문가’로 부른다. 공직 34년 후반부 프로필이 생생한 증언이다. △정보통신부 제2정부통합전산센터 추진단장, 광주통합전산센터장(2007~2008) △행정안전부 정보보호정책관·정보기반정책관·정부통합전산센터장(2008~2009) △행정안전부 정보화전략실장(2010)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이 그것.

그 이전엔 국세청, 경제기획원, 체신부, 국무조정실, 정보통신부를 거쳐 강원체신청장(2004)도 지냈고, 미국 조지워싱턴대 국제과학기술센터 객원연구원(2005),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과 초빙교수 경력도 쌓았다. 이 같은 ‘마당발경력’은 후일 울산정보산업진흥원(남구 옥현로 129)을 전국 최상위권 진흥원으로 도약시키는 데 든든한 발판이 된다.

‘제2고향 울산의 디지털 노마드’ 별명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ICT 융합 선도도시 울산’ 구호를 내걸고 출범한 때는 2016년 12월 6일. 그보다 두 달 먼저(10월 10일) 직함을 받은 장 원장의 어깨에는 ‘산업수도 울산의 재도약’이란 짐이 지워졌다. 울산 ICT산업 컨트롤타워의 핸들을 움켜쥔 그는 자신 있게 다짐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나라 산업화를 이끌어온 울산이 지능정보사회인 초연결사회에서 세계 속의 ICT 융합 선도도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면서 한 약속이 있었다. 주력 제조업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결합으로 스마트팩토리(조선해양 ICT 융합 Industry 4.0s) 기반을 적극 조성하고 3D프린팅, 빅데이터, 디지털콘텐츠를 결합한 벤처 신산업 육성과 인재 양성을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약 3년이 지난 이 시점, 그 약속은 어느 정도 지켜졌을까?

이 점에 대해서는 3년 내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며 조언을 아끼지 않은 ‘닭띠 동갑내기’ 이동구 박사(62, 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의 멘트에 귀 기울일 필요를 느낀다. 이 박사는 장 원장을 ‘자택을 제2의 고향 울산으로 옮기고 디지털 노마드 생활을 하는 분‘이라고 정의한다.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란 ‘휴대폰·노트북·PDA와 같은 첨단 디지털기기를 이용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인터넷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고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사람’을 말한다. 미디어학자 마셜 맥루헌이 “사람들은 빠르게 움직이면서 전자제품을 이용하는 유목민이 될 것”이라며 출현을 예언한 바 있다.

2017년 11월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울산시전시관에서 관계자로부터 3D 제품설명을 듣고 모습.
2017년 11월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7 대한민국 균형발전박람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울산시전시관에서 관계자로부터 3D 제품설명을 듣고 모습.

 

제조업-서비스업 균형 ‘U-포럼’이 뒷받침
장광수 원장은 경력뿐만 아니라 인적 네트워크 면에서도 자타가 공인하는 ‘마당발’이다. 그만큼 그는 친화력이 강하다. 이동구 박사는 ‘폭넓은 중앙부처 인맥 관리로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을 2년 8개월 만에 전국 최고의 진흥원으로 폭풍성장 시킨 울산 홍보대사’라고 그를 치켜세운다. 동갑내기인 조홍래 울산대 부총장, 임채일 언론인도 이 점에는 100% 수긍이다.
‘민·관·학을 넘나드는’ 풍부한 인적 네트워크는 울산의 예산 확보, 사업 유치, 협력체계 구축에 효자노릇을 하고, 실제로 큰 성과로도 나타났다. 한 측근은 ‘폭풍성장’의 증거로 2019년도 예산과 연구인력 규모를 끄집어내 출범 초기와 대비시킨다. 올해 예산 635억 원은 초기 예산(53억)의 12배, 연구·행정인력은 8명에서 51명으로 6배로 불어났다는 것.

기업을 합친 수상 경력도 만만찮다. 그동안 일자리 창출과 ICT/SW 융합분야 성과 등에 힘입어 국무총리상(2회)과 과기정통부장관상(2회), 중소벤처기업부장관상, 행정안전부장관상,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상을 두루 받았고, 울산광역시장상은 6차례나 수상했다.

그러나 다채로운 수상 경력이 지역경제를 곧바로 일으켜 세운다는 보장은 없다. 탈바꿈이 필요한 것이다. 장 원장은 재임기간 내내 그 열쇠를 산업구조의 변화에서 찾으려고 애써 왔고, 그의 신념은 확고하다. “잘 아시다시피 울산은 제조업 비중이 70%나 되지만 정보통신기술 등 서비스산업은 겨우 바닥을 벗어난 수준입니다. 울산이 산업부흥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려면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50 대 50 정도로 균형을 이루면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정보통신기술 등 서비스산업을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그는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심초사해 왔고, 그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중이다.

그동안 진흥원은 외적 성장 못지않게 내공도 많이 커졌다.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개방형 협력체계 ‘4차 산업혁명 U-포럼’이 내공의 대표적 배양조직이다.
아이디어 뱅크인 포럼은 △신산업 육성 △주력산업 고도화 △에너지산업 등 3개 분야에 10개 분과가 구성돼 있고, 분과위원회는 매월 한 차례 회의를 갖는다. 분과는 3D프링팅, 바이오메디컬, 디지털콘텐츠, AI/빅데이터, 로봇/SI, 자동차ICT융합, 조선ICT융합, 화학ICT융합, 원전해체산업, 에너지ICT융합 등 10개 분야로 짜여 있다.

지난 6월 동구 리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울산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
지난 6월 동구 리한호텔에서 열린 ‘제13회 울산 조선해양의 날’ 기념식.

 

산행·소맥 즐기고 ‘남자라는 이유로’ 애창
장광수 원장의 개인적 명예나 수상 이력에는 남다른 데가 있다. 정보화사회와 초연결사회의 기반을 마련해 ‘ICT 발전지수 세계1위 국가’를 실현하는 데 기여하고, 세계최초로 정부자원통합관리 모델을 개발해 정부 혁신에 기여한 점은 아무나 흉내낼 과제가 못 된다. UN본부에서 ‘UN공공행정대상’을 받고 국내에서 홍조근정훈장을 수훈한 것도 마찬가지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역대 장관, 벤처기업인과 함께 ‘전자정부를 빛낸 인물 30선’에 오르고 ‘전자정부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것도 아무나 누릴 수 있는 영예가 아니다. 혹자는 ‘울산에 넝쿨째 굴러들어온 복’이라고 그를 칭찬한다.

장광수 원장은 산행을 즐기고, 조항조의 ‘남자라는 이유로’를 애창하며, 소맥 서너 잔 정도는 거뜬히 감당해낸다. 그러나 지금 그의 마음은 연말에 가 있다. 그때쯤이면 남구 두왕동 울산테크노산업단지에서 새 둥지를 틀고, ‘세계최고 조선강국의 요람’으로 우뚝 설 조선해양하이테크타운과 조선해양 소프트웨어실증센터도 이웃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해양 시운전센터 유치와 5G기반 스마트통신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하여 AI 기반 자율운항 선박을 개발해 세계최고의 조선강국을 실현해 나가는 게 제 꿈이고, 그럴 자신도 있습니다.”

대구 대명동이 고향인 그는 경북고, 경북대 행정학과를 나와 영국 런던정경대 대학원에서 정보과학 석사학위를, 중앙대 국제대학원에서 국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부인 이은희(54) 여사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글=김정주 논설실장·사진=장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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