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발의 두려움과 희망
첫 출발의 두려움과 희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15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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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내가 어떤 일이건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어머니께서 항상 해주시는 말씀이 있었다. 그 말씀을 둘을 때면 왠지 하고 싶은 일이 다 될 것 같은 기대감을 가지게 되곤 했다. 어머니께서 해주신 말씀은 정말 단순한 말씀이었다. “못해도 좋다. 망쳐도 된다. ‘시작이 절반’이라고 했다.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게 더 중요한 거다.”라는 네 문장의 말씀이 어린 아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었다.

동네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몇 명 채 안 되는 친구들이 그렇게 부러웠던 적이 없었다. 하루는 어른들이 타는 짐 배달용 자전거를 빌려 학교 운동장까지 끙끙거리며 끌고 왔을 때에도 어머니의 그 말씀이 생각났다. 마음속으로는 ‘넘어지면 다치기밖에 더 하겠나!’하는 오기와 함께 떠오른 어머니의 그 말씀은 생전처음 자전거를 배우려고 도전하는 어린 아들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자전거의 힘에 못 이겨 옆으로 넘어지기도 하고, 의자를 디디고 어렵게 올라탄 자전거가 철봉 밑 모래더미로 들어가는 바람에 앞으로 통째로 뒤집히기도 했다. 무릎이 까지고 피가 났지만, 그래도 그 오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어쩌면 두 번 다시는 자전거를 빌릴 수도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더 컸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전거 타기에 대한 도전 의지는 꺾일 줄 몰랐다.

한참을 그렇게 넘어지고 울기까지 했던 그 자전거 타기를 지켜보던 동네 어른 한 분이 슬며시 다가오더니 자전거 뒷부분을 힘껏 잡아주셨다. 혼자서는 그 큰 자전거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자꾸만 넘어지고 비틀거렸는데 뒤에서 잡아주신 힘 덕분에 마침내 마음먹은 대로 앞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그때의 기분은 정말이지 세상을 날아다니는 슈퍼맨이 부럽지 않았다. 날개를 펼치고 힘껏 하늘을 나는 독수리며, 비둘기며,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새들의 이름을 부르고 싶을 만큼 자유로운 마음이 들었다. 그때 이후 자전거는 내 어린 시절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여름방학 보충수업을 ‘땡땡이’치면서 경주며 대구로 자전거 하이킹을 다니기도 했고, 주말이면 시골 마을길을 쏘다니며 문학적 감수성을 마음껏 누리기도 했다.

어머님의 말씀처럼 “시작이 절반이었고, 시작하려고 마음먹은 것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이치”임을 깨닫게 된 소중한 어린 시절의 경험을 최근에 다시 한 번 누려보는 호사를 가지게 되었다. 맡은 업무가 ‘혁신교육지구’와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내용이다 보니 교육청 부서 중에서 지자체와 지역의 역할과 관계에 유독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된 것이다.

지난 7월 30일,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울산에서도 중구청과 교육청이 힘을 모아 ‘서로나눔교육지구’(울산에서는 혁신교육지구를 ‘배움과 지혜를 함께 나눈다’는 의미로 이렇게 부른다)를 출범시키게 되었다. 다른 지역에서는 이미 10년 전에 시작된 혁신교육지구가 우리 울산에서는 비록 뒤늦게 시작했지만, 어머니의 말씀대로 하면 이미 절반은 진행되어 가고 있는 셈이다. 중구를 시작으로 다른 지자체와도 함께 힘을 모아 차근차근 진행해 간다면, 우리 울산의 교육력도 그만큼 더 깊어지고 성장하게 될 것이다.

어린 시절 매번 넘어지고 쓰러지던 초보 자전거운전자에게 힘을 실어주던 동네 아저씨의 든든한 힘과 응원의 목소리처럼 ‘서로나눔교육지구’를 위한 울산시민들의 응원과 격려가 중구를 시작으로 들불같이 일어난다면, 교육이 울산을 바꾸고 더욱 활기차게 만드는 시기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작하려고 마음만 먹은 게 아니라, 시작과 함께 벌써 절반이나 진행되어가고 있는 울산형 혁신교육지구에 울산시민들과 학부모님들의 큰 발걸음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용진 울산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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