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악인 김영자씨] “학교로 가 직접 국악 전수하고파”
[인터뷰 국악인 김영자씨] “학교로 가 직접 국악 전수하고파”
  • 김보은
  • 승인 2019.08.13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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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 인증 국악 장인 선정1995년 남도민요 시작으로 판소리 등 섭렵현재 대구 박수관 명창 제자로 동부민요 배워
국악 장인 김영자씨가 지난 12일 동구 일산동 김영자국악원에서 장인 인증패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국악 장인 김영자씨가 지난 12일 동구 일산동 김영자국악원에서 장인 인증패를 들고 미소 짓고 있다.

 

“25년 전 남편을 잃은 저는 마을에서 제 생활을 찾았죠. 국악 장인이 됐으니 마을 학생들을 제자로 키워 제 모든 것을 전수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젠 마을에 학생이 없습니다. 가까이엔 배울 사람이 없고 멀리선 찾아오기 힘들다면 제가 직접 학교로 가 알려주고 싶어요.”

지난달 대한민국장인예술협회가 인증한 국악 장인(시조창·판소리)이 된 울산의 국악인 김영자(75)씨는 자신의 재능을 나누고 싶다며 지난 12일 이같이 밝혔다.

김영자 장인은 경남 함양군에서 태어났지만 50여년간 울산시 동구 일산동에 터를 잡고 살았다. 현재는 김영자국악원(동구 보성길 68)을 운영하면서 자신을 갈고 닦고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국악인으로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1995년 이선숙 명창의 초창기 제자로 남도민요를 시작한 이후 판소리, 사물놀이, 시조창 등 가리지 않고 다양한 국악 장르를 섭렵했다.

그 덕에 그는 국악 장인뿐만 아니라 광주시 무형문화재 제10호 완제시조창(이상술) 이수자, 2008년 시조창 대상부 장원(순천), 2013년 동부민요전국경창대회 종합대상 등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6년에는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19호 동부민요 예능보유자 박수관 명창의 제자로 들어갔다. 동부민요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지역에서 부르는 민요로 우직하게 치고 올라가는 ‘메나리조’가 특징이다. 전수 장학생 신분인 그는 이수 시험을 치룰 그날을 위해 13년째 매주 토요일 대구와 울산을 오가며 배움에 정진하고 있다.

인터뷰 도중 그는 스승에게 고마웠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김영자 장인이 민요, 판소리, 시조창을 가르치고 있는 일산동 행정복지센터 수강생들의 발표회가 지난 7일 일산해수욕장에서 열렸는데 이 무대를 박수관 명창이 선뜻 함께 꾸며줬다는 것이다.

그는 “어찌 보면 아마추어 국악인들의 자리인데 제자 10여명과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해줬다. 그래선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늦게까지 관객들이 자리를 떠나지 않고 공연을 열정적으로 지켜보더라”며 스승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어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지역을 돕고 싶다”고 답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기꺼이 손을 내밀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도 학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일주일에 최소 1번은 공연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지역봉사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며 “지역을 위해 오는 10월초를 목표로 동구청과 진행 중인 ‘마을이야기 콘텐츠 개발’ 사업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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