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양산, ‘천황산’ 지명 개정 논란 또 다시 불씨 붙나?
울산-양산, ‘천황산’ 지명 개정 논란 또 다시 불씨 붙나?
  • 김보은
  • 승인 2019.08.11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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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재악산’으로 변경 주장 ‘재등장’-울산향토사학계 “재론할 가치도 없다”

경남 밀양시를 중심으로 ‘천황산(天皇山)’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금 고개를 들자 울산 향토사학계는 “재론할 가치도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천황산’은 영남 알프스 산군(山郡)에 속하는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과 경남 밀양시 단장면·산내면 경계에 있는 산이다. 이 산을 두고 밀양의 재야 향토사학자들은 34년째 ‘천황산’의 명칭을 ‘재악산’으로 바꿔달라는 ‘재악산 산명 복원 범국민운동’을 벌이고 있다.

밀양에서는 조선총독부가 1919년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하나로 천황산으로 지명을 개악하고 현재까지 쓰고 있다며 천황산과 재약산을 하나의 산군으로 묶어 ‘재악산’으로, 재약산은 ‘수미봉(須彌峯)’으로 바꿔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울산에선 1998년 울산향토사연구회 이유수 선생의 ‘천황산 일식명설의 고찰’을 내세운다. 조선조 영조 36년(1760년)에 제작된 여지도에 ‘천왕산’이란 이름이 기록돼 있고, 1897년 대한제국이 시작되면서 ‘천왕산’을 ‘천황산’이라고 고쳐 불렀다고 반박하고 있다. ‘천왕’은 민간신앙에 기초한 으뜸신으로 ‘천왕산’은 천왕이 하늘에서 내려 계시는 산으로 풀이된다.

이 논란은 1995년, 2015년 밀양시 지명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해 경남도 지명위원회를 거쳐 국가지명위원회까지 올라갔지만 두 차례 모두 국가지명위원회는 “천황산이 맞다”는 울산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불과 4년 만에 또 이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지난달 말 더불어민주당 장영우 밀양시의원이 ‘재악산 지명 복원, 밀양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하며’라는 제목으로 5분 발언을 하며 이 논란에 다시 불을 붙인 것이다.

이에 대해 2015년 당시 울산시 지명위원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이상도 전 울산향토사연구회장(울산문화아카데미 이사장)은 “전혀 근거 없다. 재론의 가치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천왕’이라는 용어는 우리 민족도 많이 썼다. 18세기 중반 제작된 군현지도집인 해동지도, 여지도 등 여러 고지도에 ‘천왕산’이라고 표기돼 있다. 2015년 충분히 반박을 했음에도 일부에서 근거 없는 주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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