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끝’ 현대차 노조, 파업 향배 주목
‘휴가 끝’ 현대차 노조, 파업 향배 주목
  • 이상길
  • 승인 2019.08.1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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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무역갈등 속 파업 시 이미지 하락 부담… 내일 쟁대위 열고 논의

여름휴가가 끝난 가운데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이하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과 관련해 파업에 돌입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름휴가 직전에 파업권은 확보했지만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 한일 무역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노조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노조는 13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사측과 교섭을 재개할지와 파업 여부, 일정 등을 논의한다.

앞서 노조는 휴가 직전인 지난달 30일 전체 조합원 대비 70.5%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고, 중앙노동위원회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려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휴가 전 “회사가 교섭안을 화끈하게 일괄 제시해야 한다”며 “교섭을 지연시키면 강력한 투쟁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임단협의 추석 전 타결을 수차례 강조해온 노조였던 만큼 휴가 직후 추석 전까지 노조의 집중 투쟁이 예상된다.

하지만 휴가 기간 중 발생한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결정과 한국 정부 대응 조치 등 양국 간 무역 갈등이 깊어지면서 노조에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비상시국에서 파업을 강행할 경우 대대적인 비판이 가해질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과 관련해 현재 한일관계를 고려하고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불거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역시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면 시국과 맞물려 브랜드 이미지 하락 등을 매우 우려하고 있고, 정부 차원에서도 파업 자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6일 현대차, 기아차, 한국GM 등 3개 완성차 노조가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이달 중순 파업을 예고한 것을 두고 “안팎의 어려움을 감안해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사측은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해 해결책을 찾아 달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내외 경제여건이 엄중한 터에 일본의 경제공격까지 받고 있어 노사의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역 한 노사전문가는 “가뜩이나 현대차 노조의 파업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시선이 좋지 않은데다 현 노조 집행부가 노조의 대외적 이미지 제고에 그 동안 공을 많이 들여왔던 만큼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 올해 임단협과 관련해 첫 파업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교섭은 통상임금 문제 해결과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가 지난 수년간 논쟁하던 이슈를 다뤄야 해 이른 타결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2만3천526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당기 순이익 3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요구했다.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적용하는 것과 정년을 최장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 등도 요구안에 담았다. 이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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