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Letter]열린시립대학, 학교교육과 평생교육의 경계에서
[평생교육 Letter]열린시립대학, 학교교육과 평생교육의 경계에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1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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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교육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는 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많다. 학교교육의 한계를 지적한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고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학교에서의 교육방법에서부터 학교교육의 본질적 측면에 이르기까지 학교교육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다양하다. 21세기의 도전적,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일방적 지식전달 형태인 강의 위주의 학교수업은 개선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교육현장에서는 이미 협동학습, 프로젝트학습, 자기주도학습, 활동학습(Action learning) 등 다양한 교육방법이 제안되고 있지만 학교에서의 교육방법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학교교육의 한계를 이러한 미시적 측면보다는 학교교육 시스템에 대한 본질적 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학교교육은 국가에 의해 교육과정과 학습자, 교수자의 자격이 제도적으로 엄격하게 규정되고 관리되고 있다. OECD의 정책보고서는 이러한 관료적 교육체제의 비효율성으로 인해 학교교육은 시장중심체제로 변할 것이며 종국에는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러한 학교교육의 한계는 평생교육의 확산으로 나타나고 있다. 명문대학의 강의를 온라인상에 개방하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운동이나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교육이 등장하는 것도 그 일면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교육과 평생교육은 일반적으로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교육인가 그렇지 않은 교육인가로 구별한다. 평생교육은 학교교육과는 달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그 경계마저도 불분명해지고 있다. 2016년 이화여대는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미래라이프대학을 설립하고 정원 외로 신입생을 선발하여 2.5년 만에 기존 학생들과 같은 학위를 부여할 계획이었다. 이 계획이 알려지자 이화여대 재학생들이 본관 점거 농성에 들어갔고, 대학 측은 결국 사업 철회를 결정했다. 정규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힘들게 노력한 학생들과 누구나 접근 가능한 평생교육으로 입학한 학생들이 동일하게 취급받는 데서 오는 반발이었다.

이러한 상충되는 문제에도 불구하고 평생교육 차원에서 성인학습자의 직업전환교육, 재취업교육 등에 대한 교육수요는 지속적으로 증대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지식과 기술의 속도를 감안하면 기존의 학령기학생 중심의 단일성 교육체제가 유럽의 순환교육(Recurrent education)체제로 전환되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성인학습자가 언제 어느 때라도 원하는 시기에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교육부가 기존의 평생교육단과대학 지원 사업을 올해에도 확대, 추진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일 것이다.

울산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열린시립대학’이 논의되고 있다. ‘열린시립대학’에서 ‘열린’의 의미는 누구나 원하면 학습할 수 있는 대학, 다양한 교육방법으로 운영되는 대학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열린시립대학’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추진해온 형태와도 다른 새로운 형태이다. 대학을 중심으로 지원하는 교육부의 평생학습 중심대학과는 달리 ‘열린시립대학’은 학위를 줄 수 있는 대학을 설립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성인학습자에게 주는 학위는 의미가 크지는 않겠지만 학습자의 동기부여를 위한 세심한 계획이 필요할 것 같다.

‘열린시립대학’이 다른 광역시에서 운영하는 시민대학의 한 형태로 제시되기도 한다. 시민대학은 시민의 자기 계발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학습자간 협력과 소통을 통해 배움을 추구하는 것으로, 미래 산업에 대비한 인재육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지금의 ‘열린시립대학’은 학교교육과 평생교육, 미래인재개발과 시민의 자기계발이라는 다소 이질적 범주의 경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경계에 서 있는 ‘열린시립대학’은 정부나 다른 시도에서 하지 않은 새로운 시도가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지역에서 성공한 교육의 모범사례가 될 수도 있다. 학령기를 놓친 성인학습자라 할지라도 울산의 새로운 교육체제에 진입하여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역량을 갖추게 하는 일, 시민이 자기계발을 통하여 지성과 가치를 발휘하는 계기를 갖게 하는 일, 그것을 모두 이루는 ‘열린시립대학’이 되길 소망한다.

신기왕 교육학박사 울산평생교육진흥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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