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옥동 우수 저류시설 ‘녹조에 악취까지’
울산 옥동 우수 저류시설 ‘녹조에 악취까지’
  • 남소희
  • 승인 2019.08.08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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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 5개월만에… 모기 산란지·해충 우려도남구 “수질검사 대상 아냐, 부유물 제거할 것”
8일 중구 태화동의 도로변에 쓰레기 투기 금지 표지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란 듯이 버려놓은 쓰레기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지원 수습기자
8일 찾은 남구 옥동 우수저류시설. 저류지 중앙에 녹조로 인한 부유물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떠 있다.

 

울산시 남구가 장마철 여천천 일대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조성한 옥동 우수저류시설이 녹조 현상으로 인한 부유물과 악취로 시설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옥동 우수저류시설은 남구가 홍수방지를 위해 지난 4월에 조성한 인공 저류지로 주민들에 따르면 7월께부터 녹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8일 찾은 남구 옥동 우수저류시설. 저류지 중앙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부유물이 띠를 형성한 채 떠 있고 가까이 접근하자 비릿한 냄새까지 풍겼다.

빗물의 양은 많지 않았지만, 탁도가 높은 데다 녹조로 인해 바닥이 보이지 않았다.

아울러 물이 장기간 고여있으면 모기 산란지가 되거나 해충이 들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방역작업과 부유물로 인한 악취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날 오전 산책로에서 만난 박모(53·여)씨는 “이전에 있던 저수지는 한여름에도 이렇게 녹색으로 물들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심하게 색이 변한 건 처음 본다. 7월께부터 점점 색이 심해졌고 바람이 부는 방향을 따라 걸으면 악취도 난다”고 말했다.

녹조란 강이나 호수에 남조류가 과도하게 성장해 물의 색깔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강이나 호수로 유입되는 과다한 영양물질, 조류성장에 필요한 일사량, 높은 수온과 물의 정체 현상 등이 녹조 발생의 원인이다.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보통 녹조류는 맨눈으로 봤을 때 초록빛이 돌지만 정확한 녹조류를 파악하려면 수질검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남구는 우수저류시설에 고인 빗물을 조금씩 여천천으로 방류하고 있다.

침수 현상을 해결하는 동시에 여천천에 유지수를 공급하기도 하는데 빗물은 수질검사 대상에 포함 안돼 여과 작업이나 수질검사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관련해 남구 관계자는 “부유물은 빗물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미관상 좋지 않아 지저분해지면 바로 제거작업을 하고 있다”며 “식수로 쓰이는 게 아니라 수질검사는 별도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저류지 하부가 흙으로 구성됐고 태풍이 지나간 뒤 산에서 물이 흘러내려왔기 때문에 수질이 좋지 않아 보일 수 있다. 민원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만간 우수를 빼내 부유물을 걷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남구는 장마철 여천천 일대의 침수 피해 예방과 동시에 인근 주민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2015년부터 총사업비 75억원을 들여 울산 최대 규모인 부지면적 4만816㎡에 저류 용량 13만6천t 규모의 우수저류시설을 조성했다. 호우 시 저류지에 빗물을 일시적으로 모았다가 비가 그친 후 방류한다.

또 저류지 주변에는 주민 휴식공간으로 1㎞의 산책로와 수변데크 등을 마련하고, 주차시설도 설치했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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