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도 에펠탑을 만들자
울산에도 에펠탑을 만들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1.2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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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명물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명물 공업탑이 있어도 접근이 불가능하고 의미부여가 안 되어 있다. 울산에 남산이 있어도, 서울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울산을 한 눈으로 훑어볼 수 있는 관망시설이 없다.

프랑스, 더 구체적으로 파리를 떠올리면 ‘에펠 탑’이 연상된다. 이 연상은 아버지하면 어머니가 저절로 머리에 떠오르듯이 두 개의 낱말, ‘아버지와 어머니’가 오랫동안 자주 같이 쓰이면 거의 하나의 낱말처럼 되어버리는 경우를 말한다. 연상(聯想)은 한자 뜻풀이로 잇달을 聯, 바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과 생각할 想하여 잇달아 생각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이 연상 작용 때문에 거짓말이 탄로 나거나 속마음이 들추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다. 유명한 프로이드 정신분석의 자유연상법이 억압된(숨겨진) 감정의 실마리를 찾아 치료를 하는 좋은 본보기이다. 직업과 월급은 자주 같이 따라다니는 낱말들이다. 오랜 백수생활을 청산하고 겨우 직장을 구한 후배에게, ‘…그래 새로 직장을 구했다니 돈을 벌어 좋겠구나…’라고 말할 때, 선배의 속마음이 나타난다. 이 사람의 ‘돈’에 대한 가치관이 들추어진 것이다. 직장과 돈이 연상 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울산’하면 연상되는 것이 ‘공해’라고 한다. 이 연상은 지난 40 여 년에 걸쳐 만들어진 것이다. 여기에는 초기에 공업도시로서의 울산이 대한늬우스에 굴뚝에 연기 나는 장면으로 자주 등장했던 것이 있고, 계속해서 특정 단체들이 온갖 공해에 관해 세간의 관심을 울산으로 몰고 온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물론 이름부터 석유화학 공업단지인 점도 문제이다. 밥사발에 진돗개가 그려져 있다고 ‘개 그림 밥사발’하는 것과 비슷하다. 울산과 공해의 연상을 끊어 놓는 하나의 방안이 울산에 명물을 만들어 이러한 연상을 희석시키는 것이다.

서울의 축소판이 울산이다. 서울에 한강이 있으면 울산에는 태화강이 있고, 서울에 남산이 있으면 울산에도 남산이 있고, 서울에 토박이는 적고 팔도 사람이 모여 살면 울산에도 토박이는 적으며 팔도 사람이 모여 산다. 백화점, 서양사람, 동남아 산업 연수생, 없는 것 없고 있는 것 다 있는 곳이 울산이다. 그저 지하철 하나만 없다. 그 대신 동해 바다가 있다. 창경원 보러 서울 가는데 경주 보러 울산 공항까지 왔다가 석굴암만 보고 서울로 부산으로 빠진다. 울산 큰 애기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울산 큰 애기가 화장을 안 해서 그렇다. 얼굴 화장은 만들어 내는 것이다. 울산의 명물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명물 공업탑이 있어도 접근이 불가능하고 의미부여가 안 되어 있다. 울산에 울고 왔다 웃으며 떠나지 않고, 웃으며 왔다 울고 떠나는 울산이 되게 해야 한다. 울산에 정이 들어 떠나기 싫다고 우는 것을 말한다.

우선 울산의 총론을 읽어줄 관망대(울산 타워)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서울의 남산 타워가 서울의 총론으로 시가지 대부분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울산에 남산이 있어도, 서울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자리 잡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울산을 한 눈으로 훑어볼 수 있는 관망시설이 없다. 그러고서 각론에 들어가 반구대 암각화가 있고, 장생포 고래잡이 역사가 있고, 해돋이 간절곶이 있고, 그리고 자동차와 배 만드는 곳과 더불어 여러 공업시설들이 있다. 울산의 각론은 우리가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상당히 다를 수가 있다. 유럽의 여러 관광 명소의 대부분은 그들이 의미를 그럴 사하게 붙여준 것이다. 우리가 만들 울산 관망대는 에펠 탑의 짝퉁이 아니다. 울산시장이 전문가들과 함께 지혜를 짜내어 만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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