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전가족휴양지 ‘알박기 텐트’로 골머리
울산, 주전가족휴양지 ‘알박기 텐트’로 골머리
  • 김원경
  • 승인 2019.08.06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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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기한 제한에도 얌체족 버젓이 자리 선점동구 “군부대 사유지라 관리체계 강화 어려워”
6일 태풍 상륙에도 불구하고 철거하지 않은 동구 주전가족휴양지의 알박기 텐트.
6일 태풍 상륙에도 불구하고 철거하지 않은 동구 주전가족휴양지의 알박기 텐트.

 

-얼마 전 여름 휴가철을 맞아 캠핑을 즐기기 위해 주전가족휴양지를 찾은 노규탁(35·남구 달동)씨는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명당자리를 맡아놓은 정박텐트, 일명 알박기 텐트가 곳곳에 설치돼 있어 텐트를 칠 장소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휴가철을 맞아 울산시 동구 주전가족휴양지를 찾은 시민들이 정박텐트 때문에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관리 지자체는 지난달부터 정박텐트 근절을 위해 텐트설치기간을 제한하고 계도·단속도 하고 있지만 관리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지난 5일 찾은 동구 주전가족휴양지. 가족단위의 피서객들은 주전물놀이장과 텐트를 오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곳곳에 인기척 없는 빛바랜 텐트들이 눈에 띄었다.

물놀이장을 마주보고 나무그늘 밑 명당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 텐트들은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3주까지 설치돼 있었다.

평일에 미리 자리를 선점하고 주말에만 이용하는 얌체 캠핑족들의 이 같은 행태가 해마다 반복돼 주전가족휴양지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히고 있다.

이용객들은 정박텐트 근절을 위해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동구 주민 이상용(51)씨는 “이렇게 좋은 장소를 같이 즐겨야지 혼자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양심도 없다. 유료화해서 정리를 하던지, 안내문처럼 강체 철거라도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지자체는 2016년부터 주전가족휴양지의 텐트설치기간을 3박 4일로 규정했다. 설치 후 4일 초과한 텐트에 한해 자진 철거 연락을 취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강제 철거한다는 방침이다. 강제철거 텐트는 최대 6개월 보관 후 폐기 처분된다.

하지만 정박텐트 주인들이 설치규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고, 오히려 큰소리로 항의하는 이용객이 많아 관리가 어렵다는 게 관리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6일 찾은 주전가족휴양지는 집중 호우와 강풍이 예상됨에 따라 정박텐트 철거를 안내함에도 불구하고 20여개의 정박텐트가 여전히 설치돼 있었다.

동구 관계자는 “주인에게 자진해서 치우라고 연락하면 오히려 왜 치우냐고 건들지 말라며 거세게 항의한다. 비싼 텐트를 함부로 철거하기 그래서 사실상 강제철거를 다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주전가족휴양지는 군부대 사유지라 체계적인 관리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지만 정박텐트 근절할 수 있는 여러 대책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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