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 전쟁(戰爭)
한일 무역 전쟁(戰爭)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8.06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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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체절명(絶體絶命)의 초대형 ‘경제위기’이다. 한국은 세계에서의 입지(立志)와 더불어 경제규모를 성장시키기 위해 건국 이래로 무역에 국력을 바쳐 왔다. 그러나 과도한 무역의존은 국가 경제의 안정성이 하락하는 요인이기에 걱정이다. 이번 일본과의 무역전쟁을 계기로 이제는 경제 기반이 중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내 경제에도 눈을 돌릴 때가 된 것 같다.

한국경제의 체력은 과거보다 튼튼해졌지만 큰 싸움을 견뎌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있다. 자칫 악재가 겹쳐 최악의 위기로 이어지는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도 우려된다. 한국의 수출의존도는 37.5%로 일본의 14.3%보다 높다. 결국 장기전으로 가면 지는 구조다.

일본이 지난달 수출규제에 이어 지난 2일 백색국가 제외로 연타를 날리자 한국도 ‘눈에는 눈’ 방식으로 반격 채비를 갖췄다. 경술국치(庚戌國恥)와 유사한 1·2차 경제보복(반도체 부품 수출규제, ‘백색국가’ 제외)을 가한 일본과 전면전을 불사할 태세다. 이런 상황에서 싸움터가 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하며 판 자체가 흔들리는 것이다.

대응과 맞대응의 ‘악순환’보다 대화로 푸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또 부품·소재산업 경쟁력 강화, 첨단산업 육성, 남북 경제협력 등을 통한 경제적 ‘극일(克日)’을 목표로 제시했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싸움이다. 일본은 부품·소재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국내총생산(GDP) 기준 경제규모가 한국의 3배다.

역시나 지난 검은 월요일에 금융시장이 먼저 휘청댔다.

전쟁(戰爭)이란 둘 이상의 서로 대립하는 국가 또는 이에 준하는 집단 간에 군사력을 비롯한 각종 수단을 사용해서 상대의 의지를 강제하려고 하는 행위 또는 그 상태를 말한다. 예전의 전쟁은 영토침략이 목적이지만 지금은 경제, 또는 무역 전쟁으로 의미가 변화됐다.

국가들의 시장이 개방되면서부터 무역은 경제의 핵심요소가 되었고 무역에 의존하여 부를 창출하는 나라들이 많아졌다. 우리나라 또한 자원이 부족하고 내수시장만으로는 경제가 유지되기 힘들어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로 손꼽힌다. 영토가 작고 인구와 자원이 적은 나라는 무역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네덜란드와 한국이 대표적이다.

수출의존도는 국가 전체 수출액을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수치인데 이 수치가 클수록 해당 나라의 경제가 수출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아지게 된다. 수입의존도 또한 같은 원리가 적용된다. 수출의존도·수입의존도가 높아지면 국가 경제가 세계 경제 시황 등 외부 상황에 의해 좌우될 여지가 많아진다.

한국은 반도체 생산과 조선 등의 공업이 발달해 있고 작은 영토와 내수시장 활성화에는 부족한 인구수에서 기인하여 높은 무역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큰 경제규모와 인구수를 지닌 중국, 일본, 미국은 각각 수출의존도 순위와 수입의존도 순위에서 하위권을 차지한다.

한국은 무역의존도가 높아 대외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조다. 따라서 무역 대상 국가를 다변화하고 주요 부품들을 국산화 하는 등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 기반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정치권과 행정부에는 무역전쟁의 ‘기생충(?)이 너무 많아 걱정이다. 일본은 헤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뜨거운 가슴과 감정은 뒤로하고 차가운 머리와 이성으로 대응하는 책사(策士)가 있었으면 한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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