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日 의존도 ‘5%’에 공장 멈출수도
자동차산업 日 의존도 ‘5%’에 공장 멈출수도
  • 김지은
  • 승인 2019.08.0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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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기계 가공·전장부품 등 영향
기술장벽 높아 접근도 어려워
일본 정부가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인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면서 ‘한일 경제전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한국자동차산업의 일본의존도 5%가 문제되고 있다. 정밀기계 가공, 전장부품, 생산라인 운용체제 등은 아직 일본의 영향력 아래에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4일 현대자동차 2차벤더 업체인 A사 사장은 “현대차가 부품을 교체 하거나 변형 시킨다면 공장을 세워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이 회사는 금형으로 제품을 생산 하고 있는데, 금형제작할 때 사용하는 수치제어 부문이 일본산 제품이라고 말했다. 쉽게 고장은 나지 않지만 6개월에 한 번씩 일본의 A/S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A/S시간이 늦어 지거나 부품 중 하나라도 잘못되면 공장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가 만드는 자동차의 부품은 95% 정도를 국내 협력사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제외 방침을 밝힌 이후 구매 파트 등에서 일본산 부품 사용 현황과 대체 공급선 등을 파악하고 대처해왔다”며 “현재로서는 부정적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자동차 부품업계도 일본 의존도를 꾸준히 낮춰왔기 때문에 당장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부품업체 단체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산 부품과 소재는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 1대의 부품은 3만개에 이르며 1, 2, 3차 협력사 체제로 일본산을 완전히 국산화하거나 다른 국가에서 조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나머지 5%가 일본과 독일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5% 분야는 그들이 라이센스를 갖고, 영향력을 떨치고 있다. 이 분야에선 기술장벽이 높아 쉽게 접근하기도 어렵고, 국산화를 위해 자금을 투입한다 해도 시간이 많이 필요한 실정이다.

특히 전장부품에는 일본산 소자와 커넥터 등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전자제어장치(ECU)와 관련된 수정 공진자(crystal resonator)는 일본산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동차 공장의 생산라인이 일본 제품으로 구성된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현대차그룹 생산라인의 공정 제어장치인 PLC(Programmable Logic Cont roller)는 과거 협력 관계였던 미쓰비시 제품들이다.

PLC는 LS산전이나 독일 지멘스 등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현재 공장에 설치된 장비를 모두 교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미쓰비시의 PLC 멜섹(MELSEC) 시리즈는 자동차뿐만 아니라 각종 제조업 공장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일본산 생산설비를 대체할 수 있는지 내부 조사에 착수했으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산업용 로봇은 화낙(FANU C), 가와사키 등 일본산을 많이 쓰고 있으며 측정기(히오키), 센서(오므론) 등도 일본 제품이 다수다.

따라서 생산설비의 유지보수와 관련한 부품 수급 등에 차질이 빚어지면 부품 공급제한 못지않은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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