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기침체·워라밸 확산에 ‘노래방’ 인기 시들
울산, 경기침체·워라밸 확산에 ‘노래방’ 인기 시들
  • 김원경
  • 승인 2019.07.31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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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수 10년새 30% 감소… 폐업 건수가 창업 5배 육박
회식 단골코스였던 울산지역의 노래방 수가 10년 새 30% 감소하고 폐업이 창업의 5배에 육박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31일 남구 달동의 노래방 모습. 최지원 수습기자
회식 단골코스였던 울산지역의 노래방 수가 10년 새 30% 감소하고 폐업이 창업의 5배에 육박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31일 남구 달동의 노래방 모습. 최지원 수습기자

 

울산시민들의 회식 단골코스였던 노래방의 인기가 하락세다.

경기 침체와 2차 없는 회식문화,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는 워라밸 문화 확산 등 시대의 변화 속에 울산 노래방의 폐업 수가 창업 수의 5배에 육박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찾은 울산노래연습장협회 사무실. 20년 넘게 노래방을 운영하고 있는 고광원씨는 울산의 노래방 수가 최근 3년 새 내리막을 치닫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울산에서는 1992년 남구 공업탑 처용노래연습장이 첫 문을 열고 직장인들의 회식단골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08년부터 서서히 신규창업이 줄더니, 최근 3년 새 폐업이 신규 등록보다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잘 나갈 때는 방 10개를 하루 종일 운영했는데 지금은 방 4개가 반도 안 찬다”며 “노래방 1시간 이용료가 초기 1만원에서 2002년 2만원으로 오른 후 18년째 동결됐다. 경기 침체 탓도 있겠지만 이용료가 저렴해도 찾지 않는 걸 보니 시대 변화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29일 발표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노래방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울산에서 영업 중인 노래방은 856개다. 노래방이 가장 많은 지자체는 남구(348개)였다. 다음 중구(155), 울주군(142), 북구(110)와 동구(101)가 뒤를 이었다.

특히 노래방 수는 2002년 1천430개를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이어오다가 2015년 코인노래방 창업열풍으로 반짝 증가, 이후 다시 감소해 10년 새 30%가 줄었다.

노래방 신규 등록 수도 지난해 5개로 창업이 많았던 1999년도의 1/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 2019년 신규 등록은 5개에 불과하며, 폐업으로 이탈한 노래방은 24개로 폐업이 창업의 5배에 육박했다.

이에 대해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여가의 개인화, 워라밸 문화 확산 등 핵심 고객인 직장인들의 회식 감소에 따라 2차로 애용되던 노래방 수요도가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또 커피전문점이나 당구장, 스크린골프 등 대체할 수 있는 경쟁업태의 성장과 노후화되고 있는 시설이 노래방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는 노래방 활성화를 위해선 타겟 고객별 특화된 서비스 도입 등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했다.

김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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