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는 시민들에게 미안함이 없는가
노조는 시민들에게 미안함이 없는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3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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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울산지역 노동계가 파업집회를 하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새다. 오직 노조밖에 없다는 인상을 심어주는 것을 넘어 노조의 시민에 대한 ‘갑질’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까지 하다.

민주노총 울산건설기계지부 레미콘지회(이하 레미콘 노조)는 지난달 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16개 레미콘 업체에 1회 운반비를 4만5천원에서 5만원으로 5천원 인상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업계가 경영난을 이유로 거부하자 지난 1일부터 운송 거부에 들어갔다. 급기야 노조는 지난 30일 울산시청 광장을 비롯한 본관 로비를 점거해 농성을 벌였다.

이어 31일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민주노총 건설노조 건설기계지부 등 노조원 5천여명(주최측 추산)이 대형 크레인을 앞세워 울산시청 남문 앞 왕복 6차선 가운데 편도 3차선을 완전히 점령해 집회를 벌였다.

그러자 시청 일대가 교통 정체를 일으키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 같은 상황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건설노조 울산건설기계지부는 앞서 지난 17일에도 울산시청 정문 앞에서 ‘영남권 건설노동자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날 역시 출퇴근 시간도 아닌데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거의 3시간 가량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시 시청 앞 버스정류장이 다 막혀 결국 길 한가운데 내려서 걸어나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런 상황을 두고 시민들은 “집회의 자유도 좋지만 도로 절반을 점거, 교통체증을 유발해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며 “집회를 하더라도 시민 안전이나 불편을 좀 생각하면서 했으면 좋겠다. 그래야만 집회 내용에 관심을 갖고 싶은 마음도 생기지 않겠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및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로 정의하고 있다. 말 그대로 내가 속한 기업을 대상으로 압력을 행사하는 집단이다. 시민이 그 대상이 아니다. 노조의 행위는 시민의 호응을 얻기 어렵다.

경찰 또한 시민들의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모르긴 해도 집회 신고를 받으면서 편도 3차선 모두 막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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