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대디 늘었지만… 남자화장실 기저귀 교환대도 찾기 어려워
육아대디 늘었지만… 남자화장실 기저귀 교환대도 찾기 어려워
  • 남소희
  • 승인 2019.07.3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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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육아휴직자 5년 사이 6배 증가울산시 차원의 육아대디 사업 없고구·군 위탁운영 중인 단기강좌 뿐맞돌봄 위한 사업·시설 확충 필요

울산지역 육아휴직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 수도 5년 새 6배 가까이 늘면서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고용노동부가 제공한 ‘울산지역 육아휴직자 수’에 따르면 △2015년 여성 1천323명, 남성 82명 △2016년 1천257명, 남성 148명 △2017년 여성 1천216명, 남성 265명 △2018년 1천231명, 남성 482명이다.

올해는 6월 상반기까지 남성 304명이 육아휴직을 신청해 전년 동기 230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하반기를 포함해 총 육아휴직 신청자는 전년도 482명을 무난하게 넘어설 전망이다.

아울러 이 숫자는 울산지역 육아휴직자(육아휴직급여 수급자) 수 민간부분 통계로 공기업까지 포함하면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시에서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분위기로 한 자녀당 최대 3년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며 “현재 우리 시청에도 14명의 남자 주무관이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남성 육아휴직자 수의 증가는 ‘맞돌봄, 맞육아가 늘어나는 방증’이라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육아대디(Daddy)’를 위한 사업과 시설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울산시가 직접 운영하는 ‘육아대디’를 위한 사업은 없다. ‘육아대디’를 위한 강좌를 운영하는 건강가정지원센터는 구·군 위탁으로 운영되는데, 이마저도 예산에 맞춰야하는 실정으로 월 1개 정도의 강좌를 진행한다.

이처럼 ‘육아대디’를 위한 강좌가 부족해 탓에 아빠들은 사설 문화센터로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현재 육아휴직 후 육아에 전념하고 있는 최모(40)씨는 “사실 일을 하지 않고 육아에만 전념하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는데 아내 혼자 아이를 돌볼 수 없어서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며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아빠를 위한 강좌가 적어 문화센터를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육아대디’들은 외출 시 최대고민으로 ‘아이 기저귀 갈기’를 꼽기도 한다. 남자화장실에서 ‘영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휴게시설, 기차·도시철도역, 공항과 공공업무시설 공중화장실에는 화장실 이용객의 통행 및 왕래에 불편이 없는 규모로 남성화장실과 여성화장실별로 각각 1개 이상의 영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를 설치해야 한다. 이 외에 필요한 공중화장실 등의 설치기준은 시군구 조례로 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영유아용 기저귀 교환대는)설치돼 있어도 남성들이 잘 사용하지 않는다.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기저귀 교환대 설치는 권고사항으로 설치기준을 계속 마련하고 있지만 오래된 시설에는 설치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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