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詩] 꽃방석 / 오인숙
[디카+詩] 꽃방석 / 오인숙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2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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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사랑하는 마음 

한 땀 한 땀 수놓았어요

꽃은 피었다 지지만 

내 마음은 시들지 않아요

 

꽃방석에 앉아있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이 한땀 한땀 정성스레 수를 놓아 만들어준 꽃방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습니다. 

그 꽃방석이 피었다가 몇달 만에 시들어버려도 사랑하는 마음은 영원하겠다는 마음의 연속성을 생각해 봅니다. 연인 사이의 꽃방석이라면 꽃이 시들어 지지고 볶고 싸우며 서먹해져도 서로 조금만 배려한다면 고소하게 또 꽃방석이 만들어 집니다.  

꽃잔디 꽃이 아니 모든 꽃이 여러 개가 모여 있을 때 꽃방석이 되는 것처럼 가족이라면 힘들어도 함께하고 있을 때가 꽃방석인 것 같습니다. 자식이 커서 또 다른 가정을 만들어 떠나도 가끔 함께할 때 꽃방석이 만들어 지는 것 같습니다. 일에 있어서 꽃방석은 지금 생각해보면 높은 자리에 있는 것도 아니고, 돈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닌 내가 하는 일을 즐겁게 하는 자리가 꽃방석일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매일 꽃방석에 앉아 즐겁게 놀고먹고 일을 하는 친구들을 텃밭을 가꾸며 일주일에 한두 번은 만나는데도 벌과 나비와 같은 대부분의 곤충이지요. 그들의 즐거운 일상을 자주 보면서도 배우지 못하고 일터로 돌아오면 한숨부터 나올 때가 많지만, 이렇게 일하고 있을 때가 꽃방석에 앉아있는 것이라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오인숙 시인의 디카시 꽃방석을 읽으며 파이팅을 외쳐봅니다. 글=이시향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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