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태풍에 고개숙인 태화강 국가정원
소형 태풍에 고개숙인 태화강 국가정원
  • 남소희
  • 승인 2019.07.22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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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밭 초토화로 코스모스 심어 정비 예정십리대숲도 꺾이고 쓰러져… 태풍 대비책 필요
제5호 태풍 ‘다나스 ’의 영향으로 태화강 국가정원 내 철새공원에 심어진 해바라기들이 쓰러지거나 꺾여있다.
제5호 태풍 ‘다나스 ’의 영향으로 태화강 국가정원 내 철새공원에 심어진 해바라기들이 쓰러지거나 꺾여있다.

 

지난 20일 북상한 제5호 태풍 ‘다나스’의 영향으로 울산지역에 강한 바람과 함께 많은 비가 내리는 등 태화강 국가정원이 국가정원 지정 후 첫 태풍피해를 입었다.

태풍의 영향권 안에 든 이틀 간 140mm가 넘는 비가 내렸지만 태화강이 범람하거나 홍수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초속 14.5m가 넘는 강풍으로 비바람이 몰아쳐 태화강 국가정원 십리대숲과 철새공원 인근 해바라기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22일 오전 찾은 태화강 국가정원 철새공원. 태화강 전망대 방면 대나무 숲길을 따라 걷자 부러지고 꺾인 나뭇가지들이 길에 나뒹굴었고 수백여 그루의 대나무는 휘어져 산책로 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었다. 강한 바람에 아예 뽑힌 대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간 철새공원에 심어 놓은 해바라기밭은 초토화돼 멀쩡한 해바라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산책을 나온 시민들은 이 같은 광경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차모(65)씨는 “매일 이 길을 지나다니는데 해바라기가 전부 쓰러져 있어서 너무 안타깝다. 자리를 뜨지 못하고 한참을 앉아있었다”며 “이렇게 쓰러져버리면 곧 썩어서 흉물스러워 질 텐데 다 베어내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시민 이모(45)씨는 “태풍이 올 때마다 피해 복구를 반복하지 말고 국가정원에 걸맞은 조경 관리나 태풍 대비책이 필요하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울산시는 지난해 철새공원 등 면적 9천600㎡에 해바라기 10만 송이를 심었다. 또 해바라기밭에 포토존을 조성해 볼거리를 마련하고 야외파라솔을 설치해 여름철 시민들에게 그늘 쉼터를 제공했다.

해바라기는 보통 4~5월에 파종해 8월과 9월 사이 만개하는 여름꽃이다.

인공적으로 조성한 해바라기 ‘군락지’지만 주말이면 전국에서 몰려드는 사진작가와 관람객 인파가 몰렸다. 늦여름이면 만개한 10만 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을 이뤄 관광 스팟으로 입소문을 타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이곳에서 만개한 해바라기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강풍으로 인해 해바라기가 모두 쓰러진 데다 울산시가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해바라기밭을 계획보다 일찍 정비하기로 계획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보통 5~6월에 해바라기를 심고 8월께 해바라기 씨 수확 후 코스모스를 심었는데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해바라기밭이 많이 손상됐다”며 “태화강 국가정원 중 침수 피해를 입은 곳을 우선 보수하고 이른 시일 내 해바라기밭 정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존 해바라기밭에는 좀 이르게 코스모스를 심을 계획”이라며 “십리대밭 구간 손상된 대나무는 베어내는 방법밖에 없어 베어낸 후 대나무 숲 낙서 게시판, 대나무 펜스 보수 등에 재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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