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진 동상 다시 제작” 다짐한 LH의 용단
“박상진 동상 다시 제작” 다짐한 LH의 용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2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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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책임지는 울산 북구 송정택지개발사업 시공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이 공원의 품격을 제대로 살린다는 뜻에서 이미 만들어 세워놓은 역사공원 내 박 의사의 동상을 다시 제작하기로 용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박수 소리가 뜨겁다. 그동안 LH는 동상 제작에만 2억4천만원을 들인 바 있어 다시 제작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LH의 용단이 사실이라면 이는 비용 여하 간에 기업의 이미지만은 손상시키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여 갈채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두루 알려진 대로 고헌 박상진 의사(固軒 朴尙鎭, 1884∼1921)는 울산이 낳은 항일독립운동가 중의 한 분이다. 그의 애국혼을 기리기 위해 조성돼 울산시에 기부채납될 박상진 역사공원은 조성사업이 동상 건립과 함께 벌써 끝난 상태로, 박 의사의 생가 북쪽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처음에는 동상 제막식이 박 의사의 추모식이 열리는 8·15 광복절의 수일 전으로 잡혀 있었으나 구설수에 오르게 되면서 아직은 미정의 상태로 남아있다.

박상진 역사공원은 몇 가지 관점에서 ‘성급하고 조잡하게 조성된 느낌이 짙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동상을 비롯해 부조와 반원형벽면 장식 등 공원 전반에 걸쳐 진중한 검토, 치밀한 고증이 부족했다는 지적이었다. 이 소식은 마침내 정치권으로도 번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헌 의원(울산 북구)의 귀에도 들어갔고, 이 의원은 최근 변창흠 LH 사장을 만나 동상 제작에 관한 약속을 직접 받기에 이른다.

이 의원은 “박 의사의 동상이 박 의사의 풍모를 제대로 담지 못했고, 위치와 방향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고 저간의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변 사장이 ‘유족과 주민 의견을 고려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사실도 같이 전했다. LH의 진일보한 자세변화를 보고 지역 인사들은 한마음으로 환영하는 분위기 일색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동상의 재제작 과정이 물음표 그 자체인 탓이다. △동상이 다시 세워질 위치와 방향은 어떻게 될 것인지 △동상의 높이를 참배객의 눈높이로 할 것인지 아니면 우러러 보이게 할 것인지 △새로운 제작을 이전의 조각가에게 맡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작가에게 맡길 것인지 △재구성될 논의구조에 누구를 참여 또는 배제시킬 것인지, 결정할 사안이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LH가 약속과는 달리 시늉만 내고 만다면, 문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 뻔하다. 이 점, LH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면서 접근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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