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적인 주제와 형식… 시대정신 녹여내 눈길 사로잡는다
파격적인 주제와 형식… 시대정신 녹여내 눈길 사로잡는다
  • 김보은
  • 승인 2019.07.2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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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울산국제목판화 비엔날레 ‘특별상’ 수상작 소개

‘2019 울산국제목판화 비엔날레’ 특별상에는 8점의 작품이 선정됐다. 파격적이고 실험적인 주제와 형식에 시대정신을 녹여내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품들이다. 특히 작가의 작업과정에서 느낀 ‘즐거움’이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겨 수상을 떠나 목판화를 더욱 매력적인 장르로 부각시킨다.
 

데니스 스틴作 ‘without title’.
데니스 스틴作 ‘without title’.

 

◇스웨덴-데니스 스틴(Denis Steen) ‘without title’


데니스 스틴 작가는 올해 나이 90세로 비엔날레 참여작가 중 최고령이다.

목판화는 나무를 칼 등의 도구를 이용해 사람의 손으로 직접 깎아내야 하기 때문에 고된 작업과정이 요구된다.

작가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비엔날레에 ‘Without title’이란 같은 제목의 두 작품을 내놓았다.

작품은 ‘합성 물질(synthetic material)’의 형상을 목판화로 구현하고 있다. 심사 현장에서 섬세함과 깊이 있는 표현으로 심사위원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아누 베르타넨作 ‘Flag series: Urgency of the now’.
아누 베르타넨作 ‘Flag series: Urgency of the now’.

 

◇핀란드-아누 베르타넨(Annu Vertanen) ‘Flag series: Urgency of the now’

“현재 국가는 어떤 의미인가?”

아누 베르타넨 작가는 깃발 시리즈를 통해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작가는 지난 2년간 깃발을 주제로 작업해온 시리즈 중 2점을 출품했고 그 중 ‘Urgency of the now’로 특별상을 받았다. 시대가 변화하면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준다.

작가는 국가를 대표하는 ‘깃발’을 통해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 속 국가의 역할을 짚어내고 있다.

다이안 포그웰作 ‘Turmoil’.
다이안 포그웰作 ‘Turmoil’.

 

◇호주-다이안 포그웰(Dianne Fogwell) ‘Turmoil’

‘방화(放火)’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오는 작품.

다이안 포그웰 작가는 불이 가져오는 엄청난 개인·국가적 불안인 ‘혼란’을 일련의 시리즈로 다루고 있다.

비엔날레에선 시리즈 중 특별상을 받은 ‘Turmoil’과 함께 ‘disquiet’을 선보였다.

작가의 시리즈는 호주의 사회적 배경과 연관됐다.

호주에선 1901~2011년까지 20년간 산불로 825명이 목숨을 잃었고 1년에 5만여건의 산불이 발생했는데 이중 3만여건이 방화가 원인이다. 게다가 올해는 방화로 173명이 사망한 호주 최악의 산불 ‘검은 토요일(2009년 2월 7일)’의 10주기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방화는 자연을 겨냥한 테러”라고 강조했다.
 

토마스 쿠카브스키作 ‘Behind II’ from the cycle relations’.
토마스 쿠카브스키作 ‘Behind II’ from the cycle relations’.

 

◇폴란드-토마스 쿠카브스키(Tomasz M. Kukawski) ‘Behind II’ from the cycle relations’

영화의 이미지가 파편화돼 새로운 관계를 획득했다.

토마스 쿠카브스키 작가는 비엔날레에 순환관계를 다룬 두개의 작품 중 두번째 작품으로 특별상을 수상했다.

작가는 10년 전 학생들에게 구성의 규칙을 설명하기 위해 1천개의 저해상도 사진을 만들었다.

지난해 다시 본 이 자료에서 영감을 얻은 그는 실제 존재하지 않은 상황인 영화 이미지를 12개 이상으로 파편화했다.

이로 인해 캐릭터들은 혼란스럽지만 매혹적인 관계를 갖게 된다.

우 송밍作 ‘Tightrope walking’.
우 송밍作 ‘Tightrope walking’.

 

◇대만-우 송밍(Wu Song-Ming) ‘Tightrope walking’

우 송밍 작가는 비엔날레에 C.M.F 종이 위에 유성 잉크를 이용해 표현한 목판화들을 출품했다.

작가의 특별상 수상작 ‘Tightrope walking’과 또 하나의 출품작 ‘Tango on the roof’.

작가는 두 작품 모두 줄 위를 걷거나 지붕 위에서 탱고를 추는 등 사람을 어딘가에 올려둔 채 그 속에서 보여줄 수 있는 역동적인 움직임을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구현해냈다.

작가의 상상력에다 현대적 색감이 더해져 신선한 충격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데이비드 프레이저作 ‘Wounded Wood Ⅲ’.
데이비드 프레이저作 ‘Wounded Wood Ⅲ’.

 

◇호주-데이비드 프레이저(David Frazer) ‘Wounded Wood Ⅲ’

데이비드 프레이저 작가에게 나무는 사람을 표현하는 메타포(metaphor)다.

특별상 수상작 ‘Wounded Wood Ⅲ’에선 마치 자연의 파수꾼인 것처럼 한 그루의 나무가 곧게 서 있다.

그러나 서 있는 나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무껍질과 뒤틀린 형태들이 자리하고 있다.

삶에서 얻은 상처들은 점점 옅어지나 일생의 추억은 여전한 것이다.
 

김동기作 ‘곶자왈(Gotjawal) No.9’.
김동기作 ‘곶자왈(Gotjawal) No.9’.

 

◇한국-김동기 ‘곶자왈(Gotjawal) No.9’

김동기 작가는 오랫동안 목판화를 자신의 중심 매체로 다뤄왔다.

나무 판이라는 재료의 속성과 그것을 반복해서 파고 찍어내는 수행의 성질을 중첩해 도시나 사물 등을 바라보는 작품을 이어왔다.

비엔날레에선 ‘제주 곶자왈’을 주제로 한 작품으로 특별상을 거머쥐었다.

제주 곶자왈은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곳으로 작가는 여기서 생경하게 느껴졌던 숲의 바람과 하얀 빛점을 작품에 옮겨왔다.
 

손기환作 ‘화조(Flower&bird)’.
손기환作 ‘화조(Flower&bird)’.

 

◇한국-손기환 ‘화조(Flower&bird)’

화조화(花鳥畵)란 꽃과 새를 소재로 한 그림으로 동아시아권에서 전통회화를 분류할 때 산수화, 인물화에 이은 제3의 영역으로 꼽는다.

동식물이 지니는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움과 각각의 상징성을 갖고 있어 선사시대부터 그려졌다.

손기환 작가의 특별상 수상작 ‘화조(Flower&bird)’는 이러한 전통 화조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이다.

작가는 목판에다 화조화를 새기고 한지로 찍어내는 색다른 방식으로 자신만의 새로운 ‘화조화’를 완성해냈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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