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쇠부리소리 市무형문화재 지정 ‘환영’
울산쇠부리소리 市무형문화재 지정 ‘환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18 20: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야여루 불매야/ 어절시구 불매야/ 쿵덕쿵덕 불매야…” 최재만 가창(歌唱) <쇠부리소리>의 첫머리다. 유사한 소리에 김달오 가창 <쇠부리불매소리>도 있다. 요즘은 통틀어 <울산쇠부리소리>로 부르고, 보존회의 명칭 앞에도 ‘울산쇠부리’란 표현이 붙는다. 두 소리 모두 울산시 북구 천곡동에 실재했던 ‘달천철장’에서 불매꾼(=풀무질 인부)들이 쇠를 불리면서(=제철작업을 하면서) 부르던 노동요였다. 반가운 것은 이 소리의 값어치를 새삼 깨달은 울산시가 ‘시 지정 무형문화재’ 지정을 18일 예고한 사실이다. 시는 울산쇠부리소리에 대해 “삼한시대부터 이어져온 산업도시 울산의 자부심과도 같은 문화자산”이라며 계승·보존 의지를 밝혔다.

울산시는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다음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무형문화재 종목 및 보유단체의 인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본보는 울산쇠부리소리의 시 지정문화재 지정을 반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 기간에 전문가나 시민들이 발전적·미래지향적 의견들을 푸짐하게 쏟아내 주기를 바라고 싶다. 울산쇠부리소리가 ‘시 지정 무형문화재’로 자리를 매기게 되면 ‘시 지정 기념물 제40호’인 쇠부리터 ‘달천철장’과 짝을 이뤄 기대이상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5가지에 불과한 시 지정 무형문화재(장도장, 일산동 당제, 모필장, 울산옹기장, 벼루장)의 곳간을 좀 더 넉넉히 채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울산쇠부리소리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울산MBC 프로듀서 출신 정상태 선생의 숨은 공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민요 수집에 나선 1981년에는 불매꾼을 지낸 최재만 씨에게서 쇠부리소리를, 1982년에는 쇠부리꾼 후손인 김달오 씨한테서 쇠부리불매소리를 채록하기에 이른다. 특히 고령의 최씨를 수 차례 찾아가 설득한 그의 끈질긴 집념이 없었다면 15회나 진행한 ‘쇠부리축제’는 빛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쇠부리소리에 대한 학술연구는 울산보다 다른 지역에서 더 활발했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년 5월 4일 북구청 대회의실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부산교대 심상교 교수와 국립부산국악원 양영진 학예연구사가 발제자로 나섰고, 동의대 이철우 교수와 동국대 서정매 외래교수, 부경대 최호석 교수는 정상태 선생(울산쇠부리축제 추진위원)과 함께 지정토론에 참여했다.

시 지정 무형문화재 지정을 계기로 획기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지역 문화재 문제라면 앞으로는 주도권을 울산사람들이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헐렁한 무형문화재의 곳간을 지금보다 더 알차게 채워나가기를 기대한다. 그 대상에는 지역에서 20년 넘게 탄탄한 뿌리를 내린 ‘울산학춤’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