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는 예고기간 30일 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다음 무형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무형문화재 종목 및 보유단체의 인정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본보는 울산쇠부리소리의 시 지정문화재 지정을 반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본다. 오히려 이 기간에 전문가나 시민들이 발전적·미래지향적 의견들을 푸짐하게 쏟아내 주기를 바라고 싶다. 울산쇠부리소리가 ‘시 지정 무형문화재’로 자리를 매기게 되면 ‘시 지정 기념물 제40호’인 쇠부리터 ‘달천철장’과 짝을 이뤄 기대이상의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5가지에 불과한 시 지정 무형문화재(장도장, 일산동 당제, 모필장, 울산옹기장, 벼루장)의 곳간을 좀 더 넉넉히 채우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울산쇠부리소리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울산MBC 프로듀서 출신 정상태 선생의 숨은 공적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민요 수집에 나선 1981년에는 불매꾼을 지낸 최재만 씨에게서 쇠부리소리를, 1982년에는 쇠부리꾼 후손인 김달오 씨한테서 쇠부리불매소리를 채록하기에 이른다. 특히 고령의 최씨를 수 차례 찾아가 설득한 그의 끈질긴 집념이 없었다면 15회나 진행한 ‘쇠부리축제’는 빛을 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울산쇠부리소리에 대한 학술연구는 울산보다 다른 지역에서 더 활발했던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작년 5월 4일 북구청 대회의실 학술심포지엄에서는 부산교대 심상교 교수와 국립부산국악원 양영진 학예연구사가 발제자로 나섰고, 동의대 이철우 교수와 동국대 서정매 외래교수, 부경대 최호석 교수는 정상태 선생(울산쇠부리축제 추진위원)과 함께 지정토론에 참여했다.
시 지정 무형문화재 지정을 계기로 획기적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지역 문화재 문제라면 앞으로는 주도권을 울산사람들이 잡아야 한다는 뜻이다. 아울러 헐렁한 무형문화재의 곳간을 지금보다 더 알차게 채워나가기를 기대한다. 그 대상에는 지역에서 20년 넘게 탄탄한 뿌리를 내린 ‘울산학춤’도 포함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