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의회 첫 인사청문회 ‘속 빈 강정’ 우려
울산시의회 첫 인사청문회 ‘속 빈 강정’ 우려
  • 정재환
  • 승인 2019.07.17 21:58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발연 차기 원장 24일 청문회
특위 위원 희망자 없어 곤혹
기초자료 검토할 시간도 부족해
“충분한 검증·공석 최소화 필요”
울산시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진행하는 지방공기업 단체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제대로 검증하지 못하는 ‘속 빈 강정’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인사청문 특위 구성에 곤혹을 치루고 있는데다, 자료수집 등을 위한 시간이 너무 촉박할 뿐 아니라 자료제출 요구권이 유명무실하기 때문이다.

17일 울산시의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울산시와 시의회가 협약을 맺은 후 사상 처음으로 지방공기업 중 한 곳인 울산발전연구원(울발연) 차기 원장으로 내정된 임진혁 전 UNIST 교수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오는 24일께 실시한다.

이에 시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15일 전체회의를 열어 임진혁 원장 후보자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심사했고, 18일 제20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특위 구성안을 최종 채택한다.

인사청문 특위는 협약에 따라 7명 내외로 구성키로 했는데, 이날 알려진 바로는 6명의 의원들이 인사청문 특위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미영 부의장, 김미형 의원, 백운찬 의원, 박병석 의원 등 4명의 의원이,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안수일 의원, 천기옥 의원 등 2명의 의원이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여야간 위원장 자리를 놓고 이견이 많았지만 이미영 부의장이 인사특위 위원장을, 백운찬 의원이 부위원장을 맡기로 잠정 합의됐다.

그러나 특위 위원 선임을 두고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희망 의원이 없어 선임에 애를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인 송철호 시장이 염두에 두고 있는 지방공기업 단체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검증에 나서봐야 의정활동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정치적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 희망자가 거의 없어 5명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게다가 시의회는 특별위원회를 꾸려 인사청문회를 개최하고 요청서가 접수된 날부터 10일 안에 경과보고서를 시장에게 보내야 하는데, 각종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턱없이 촉박하다.

18일 인사특위가 본격 구성되면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면 특위의 청문회 준비기간은 19일, 22일, 23일 등 사흘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울산시의회 전체 의원이 참여하는 의원연찬회가 23일~24일 1박2일간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은 특위 구성 다음날 하루 정도뿐이다.

후보자가 제출한 직무수행계획서 및 자기소개서, 직업·학력·경력, 병역·재산 신고액, 최근 5년간 소득세·재산세·종합토지세 납부 또는 체납실적, 범죄경력 등의 기초자료를 18일 받는다고 가정하면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실제 인사특위 위원이 된 한 의원은 “임진혁 후보자에 대한 약력과 프로필, 울발연 활동 계획서 등 기본자료를 오늘 받았다”면서 “인사청문회 당일까지 일정을 고려해 보면 기본자료 검토 외에 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은 “임 후보자의 대학내 연구실적과 연구비 관련 문제, 정치적 성향, 임 후보자가 제안해 추진중인 열린시립대학 등 몇 가지 관점을 갖고 검증을 하려 하지만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며 “더구나 자료제출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인사청문회 당일날까지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어려움을 밝혔다.

인사청문회나 경과보고서의 내용이 시장의 임명권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문제다.

한 시의원은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제출 기한을 늘릴 경우 지방공기업 수장의 공석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보니 충분한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도 공석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도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재환 기자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