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정밀화학 인프라 갖춰져 소재개발 유리”
“울산, 정밀화학 인프라 갖춰져 소재개발 유리”
  • 정인준
  • 승인 2019.07.17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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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日수출규제 대응 소재개발 리스트 완성… 울산, 에폭시·접착제 선택
한국화학연구원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 박종목 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가 전략소재를 개발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17일 밝혔다.
한국화학연구원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 박종목 본부장은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국가 전략소재를 개발하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지금이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17일 밝혔다.

 

 

-건축재료로서의 에폭시가 아니다. 에폭시에 무엇을 섞느냐에 따라 스텔스 소재가 될 수 있고,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는 전도체가 될 수 있다. 특히 안경렌즈와 같은 광학분야는 일본 미쯔이사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데, 이를 대체할 기술력은 이미 확보됐다.

-접착제는 독일, 일본, 미국 등과 기술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스마트폰 안에 전자부품을 붙이는 데 사용된다. 미래형 자동차의 화두는 경량화인데, 기존 볼트와 너트 사용을 접착제로 대신할 수 있다. 플라스틱을 철구조물에 붙일 수도 있다. 이러한 산업용 접착제 개발도 국가 전략물자 차원에서 접근된다.

17일 한국화학연구원(KRICT) 미래융합화학연구본부에서 만난 박종목 본부장은 “정부가 일본 수출규제를 예상해 만든 소재개발 리스트에 울산지역에서 에폭시와 접착제가 포함됐다”며 “일본 등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있지만 이 분야 세계 최강자가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울산은 정밀화학산업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다. 일본이 소재를 무기화 한다면 첫 번째 대응 성과를 나타낼 수 있는 곳도 울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최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를 예상하고 이에 대한 대책으로 시급히 따라잡아야 할 전략소재 리스트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수입의존도가 높은 1천여개 품목 중에서 고르고 골라 14개 품목으로 압축했다. 이중 울산지역에서 개발이 가능한 소재로 에폭시와 접착제가 선택됐다.

박 본부장에 따르면 한국이 개발해야 할 소재는 대부분 정밀화학과 정밀기계 분야다. 반도체 처럼 세계 1등 제품이 있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 중 한 두 개는 우리가 못 만드는 것이다. 이들 소재에는 선진국들의 100여년간 연구개발 시간이 녹아있다.

박 본부장은 “지금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정부가 ‘기술안보’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소재산업에 대한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세계 1등 소재와 따라 잡을 수 있는 소재, 기초소재 등 3단계 밸류체인을 파악해 맞춤형 지원정책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몇 년전 기초소재인 에탄올 파동을 겪은 적이 있었는데 중국이 공장문을 닫자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었다는 사례를 들었다. 에탄올은 이미 한국에서 철수되다 시피한 소재다. 그런데 산업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소재기도 하다. 기초소재도 다시 살펴 전략화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본부장은 “화연울산지역본부의 역할은 기초연구와 함께 ‘스페셜 기술’의 기업 육성, 기업 애로사항 해결 등으로 디자인 됐다”며 “국가 전략소재 분야에서 빠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도 정부의 일본 수출규제 대응 정책에 맞춰 정밀화학소재 분야 ‘기술확보’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시는 미래 소재분야 개발을 위해 그래핀, 차량코팅, 접착제를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소재개발은 UNIST, 한국화학연구원, 울산테크노파크 등과 협력해 개발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지원하며, 인프라 기반을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정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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