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다시 시작합니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합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1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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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6일은 변화와 쇄신을 열망하는 시민의 뜻을 안고 제7대 울산광역시의회가 개원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엇갈린 평가 속에서 지난 1년 동안 시정을 견제·감시하고 정책을 뒷받침하는 데 필수적인 조례 제정, 시정질문, 5분 자유발언, 서면질문 등을 되돌아보면 앞선 기수보다 더한 패기와 열정으로 더 열심히 활동했다고 자부하고 싶습니다.

먼저 조례 발의 건수 50건은 6대 15건, 5대 13건보다 훨씬 늘어난 것으로 이는 의원의 입법 역량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짐작케 합니다. 시정질문은 30건으로 6대 20건, 5대 7건보다 많았고, 5분 자유발언도 62건으로 6대 36건, 5대 27건에 비해 크게 늘어났으며, 서면질문은 77건으로 6대 73건, 5대 59건보다도 더 많았습니다. 이 밖에도 결의안 13건, 현장방문 41회를 기록했고, 주민의 소리를 듣고 여론을 수렴하기 위한 간담회를 107회나 마련했으며, 의원연구단체 7개를 통해 ‘지역의 중장기적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와 세미나를 16회나 개최했습니다. 또, 의회 연간 회기일수도 당초 120일에서 140일로 늘려 의안심사의 실효성을 높였고, 인사청문회를 시의회사상 최초로 도입했습니다.

그리고 갑질 금지, 이해충돌 방지, 사적노무 요구 금지, 민간분야의 부정청탁 금지 등을 반영한 ‘윤리강령·행동강령 조례’도 개정해 의원의 청렴성과 윤리의식을 동시에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로 든 몇 가지 사례만으로도 그 어느 앞선 기수보다 열정적·창의적이고 성실하게 대의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자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단히 노력하고 정성을 다했음에도 시의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먼저, 의회가 지난 6월 10일부터 16일까지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7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민들의 시의회에 대한 인식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냉혹한 평가가 나왔습니다. 의회가 가장 잘하는 점은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20.8% △‘시정에 적극적 협력’ 14.5% △‘성실한 의정활동’ 10.2% △‘겸손한 자세와 행동’ 9.9% 등의 순이었습니다. 반면에,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아쉬운 점으로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 소홀’ 23.4% △‘권위주의적이고 고압적인 태도’ 16.8% △‘시정에 비협조적인 태도’ 14.7% △‘의원 본인만 생각하는 이기주의’ 12.0% 등으로 나타나 잘하는 점 못지않게 못하는 점도 적지 않았다고 상반된 평가를 보여주었습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울산시민연대가 전문가집단 13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중에서 ‘시의원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 결과였습니다. 그 결과 △‘매우 잘못한다’가 18.5% △‘잘 못한다’가 46.9% △‘보통이다’가 30% △‘잘한다’가 4.6% △‘매우 잘한다’가 0.0%로 나타나 5점 잣대로 보면 2.21점, 그야말로 낙제점 수준이었습니다.

두 조사 결과를 생각하면 목이 타고 가슴이 저려 옵니다. 한번 실망한 시민들의 마음을 다시 붙잡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섭니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의회 개원 무렵의 자리다툼, 의정비 셀프인상, 외유성 해외연수 등에서 보듯이 의원들이 높아진 시민의식을 따라잡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몫을 했던 것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잘했는데’ 몰라준다고 시민들을 탓하지는 않겠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 더 겸손한 자세로, 더 자주 주민들에게 다가가 더 많이 듣고, 더 열심히 일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그리고 지역의 성장동력 확보와 미래 먹거리 사업, 생활밀착형 사업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시민의 삶을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처음처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손종학 울산광역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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