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는 대학이 필요하다
울산에는 대학이 필요하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14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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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울산은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부동산 하락, 폐업, 임대, 공실… 이 모든 단어가 울산의 현재를 보여주며 서서히 꺼져가는 불꽃처럼 작아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몇 년 후 어른이 되어 마주할 현실은 현재 우리가 준비해줄 수 있는 선물이다. 지금까지 울산의 청소년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타 지역 대학으로 나가다 보니, 울산 인구 117만은 직장을 찾아 울산으로 들어오는 인구로 유지되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경기침체와 맞물리는 일자리 부족은 그만큼의 인구 감소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까이 위치한 대구와 부산은 울산과 비교해 인구수가 2배, 3배나 되지만 유동인구와 소비규모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 큰 기업의 부재로 일자리 걱정을 하는 두 도시의 도심가는 그런데도 활력이 넘친다. 울산은 평균임금의 통계를 보며 착각에 빠져있던 과거의 영광에서 빠져나올 시기가 되었다. 경남지역의 인구와 경북지역의 인구를 흡수하는 내수경기를 가진 가까운 두 도시의 힘을 조금이나마 가져와야 한다. 주말만 되면 기장 카페와 아울렛으로 향하는 도로의 흐름을 가져와야 한다.

사랑하는 이 도시의 미래에는 대학이 필요하다. 울산보다 절반의 규모인 창원에만 7개의 대학이 있다. 대학교육이 필수로 여겨지는 시대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어쩔 수 없이 타지로 떠나는 우리 아이들이 머물 수 있게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신이 태어난 고향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생애 인맥을 구성하면서 직업을 가지고 살아야 그 도시에 애착이 생기고 책임감을 가진 민주시민이 탄생하고 지방자치제의 참 의미를 실현할 수 있다. 추억이 없는 장소는 개인의 역사에 아무런 힘이 없다. 대학시절의 추억과 인맥이 그 도시에 서려 있어야 살고 싶은 그곳이 된다. 동시에 20대의 생기와 활력은 도시의 성장에 도움이 된다. 미래에 대한 희망과 자신감은 다양한 도전과 시도를 만들어내고 그 점들이 모여 성공과 행복의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울산에는 우리나라의 기초과학과 첨단산업을 이끌어가는 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가 있지만, 그 외 다양성을 실현해볼 대학이 부족하다. 학령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대학의 수도 줄어야 한다고 하지만, 울산이란 도시의 유지와 확장을 위해서는 새로운 대학을 설립하거나, 혹은 내실 있는 타지의 대학을 가져와야 한다. 대학에서의 학문적인 성취는 기업의 이윤으로 이어지고 내실 있는 기업의 확장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동시에 사회 경험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20대의 열정적인 모습과 상주는 자영업의 활성으로도 이어진다.

SNS에 익숙한 지금 세대에게 울산은 매력이 없는 회색도시일 것이다. 울산에서 부산으로 대학을 간 우리 아이들은 반짝이는 광안대교 앞에서 맥주 한 잔을 경험하고 마린시티를 바라보며 이 도시에 뿌리 내리리라 마음먹는다. 뻐꾸기 둥지처럼 머물다 가는 곳이 아닌 자신이 평생을 살아갈 만한 가치 있는 곳이 울산의 미래가 되어야 한다. 대학을 찾아 타지로 향하는 우리 아이들이 가족의 울타리 속에서 조금 더 머물며 준비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 세상은 아름답다고 얘기하다 불확실한 현실에 던져버리는 무책임한 어른의 모습을 벗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모습일 것이다.

방직산업의 쇠퇴와 함께 50만의 도시에서 20만의 소도시가 되어버린 마산의 역사적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산업화 시대의 선물과 같은 혜택을 지나온 울산은 이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인구유출로 광역시의 지위를 잃고 다른 도시에 흡수되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적기이다.

김남기 울산 동부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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