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팔기
더위팔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1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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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절기 중 열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인 소서(小暑)가 지난 7일이었다. ‘작은 더위’라 불리며, 이때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소서를 전후로 전국에서 기온이 무척 올라갔다. 지난 6일 서울의 낮 기온이 36.1도까지 치솟으며 7월 상순 기온으로는 8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여름 무더위를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삼복(三伏)을 잘 보내야 한다는 말이 있다.

복은 중국 역사서 ‘사기(史記)’에서 유래됐다. 사기에는 진(秦)의 덕공 2년, 해충의 피해를 막기 위해 개를 잡아 제사를 지낸 뒤 신하들과 고기를 나눠 먹었다고 기록돼 있다. 이것이 민간에 알려지면서 여름이 되면 육식을 하는 풍습이 생겨났고, 오늘날 복날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복(伏)에는 ‘가을의 서늘한 기운이 여름의 무더운 기운을 두려워해 세번 엎드리고 나면 더위가 지나간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복자의 획을 풀어 나누면 사람 인(人)과 개 견(犬)자가 된다. ‘너무 더워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지낸다’는 뜻인데 ‘삼복에는 입술에 묻은 밥알도 무겁다’, ‘삼복더위에 염소뿔도 녹는다’는 내용의 더위와 관련된 속담도 있다.

삼복기간은 여름철 중에서도 가장 더운 시기로 몹시 더운 날씨를 가리켜 ‘삼복더위’라고 하는 것은 여기에 있다.

여름 더위가 얼마나 견디기 힘들었으면, 세시풍속을 기록한 ‘동국세시기’에 ‘더위팔기’(위지매서·謂之賣署)가 있겠는가. 정월보름 부럼을 깨무는 작절(嚼癤)과 귀밝이술(耳明酒)을 마시는 것 이외에 남에게 더위를 팔아서 한여름 더위를 피하고자 하는 매서(賣暑)도 행했다.

‘조기견인(朝起見人)하면 취연호지( 猝然呼之)하고 유응자(有應者)면 첩왈(輒曰) 매오서(買吾暑)라 하니 위지매서(謂之賣署)라. 매지즉 위무서병(賣之? 謂無暑病)이라.’는 문구다.

풀이를 하면 ‘일찍 일어나 다른 사람을 보면 갑자기 그를 부르고 대답하는 사람이 있으면 재빨리 “내 더위 사라”하고 말하니 이것을 가리켜 더위팔기라 한다. 그것(더위)을 팔면 더위병이 없다’라는 뜻이다.

오늘(12일)이 더위에 납작 엎드린다는 첫 복날이다. 본격적인 여름휴가의 시작점이다. 피서객들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겠지만 아무래도 계곡이나 해수욕장 등 물놀이 인파가 대세다. 생각만 해도 즐겁다. 하지만 문제는 물놀이 중 안전사고 발생으로 인한 사망자가 매년 수십 명이나 된다는 것이다.

행정안전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기간(6~8월) 중 순수하게 피서목적으로 계곡 등에서 물놀이 중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165명이나 된다. 특히 여름휴가 기간인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한 달 간 사고가 집중돼 전체 사망자의 75%(123명)를 차지했다.

수영미숙으로 인한 사망자가 31%(51명)으로 가장 많았고 안전부주의 22%(36명), 음주수영 17%(28명), 튜브전복 10%(16명)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망사고는 안전시설을 갖추고 물놀이 시설로 관리되는 해수욕장이나 유원지보다는 하천이나 강(87명, 53%), 바닷가(30명, 18%), 계곡(24명, 15%)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중앙 또는 지방정부는 여름휴가철 물놀이기간을 정해놓고 안전사고에 대비하는 다양한 시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자신이 예방법을 알아두고 실천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간단하다. ‘음주 후 물 근처에 가지 말기’, ‘구명조끼와 같은 안전장비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 지키기다. 정월대보름날 ‘더위팔기’를 못해 수영장과 계곡을 찾아야 한다면 물놀이 안전수칙부터 챙겨서 떠나자.



박선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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