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픈 역사 ‘천주교 박해’ 공연예술로 승화
울산, 아픈 역사 ‘천주교 박해’ 공연예술로 승화
  • 김보은
  • 승인 2019.07.10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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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회관 12~14일 ‘살티-울산산티아고’ 공연영화 촬영 중 일어나는 이야기 극중극 방식 전개김학철·홍성숙 등 주요배역, 시민배우 9명 참여
울산문화예술회관은 12~14일 소공연장에서 근대역사문화콘텐츠 공연 ‘살티-울산산티아고’를 무대에 올린다. 사진은 지난해 초연 모습.
울산문화예술회관은 12~14일 소공연장에서 근대역사문화콘텐츠 공연 ‘살티-울산산티아고’를 무대에 올린다. 사진은 지난해 초연 모습.

 

울산에는 1800년대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살던 흔적들이 남아 있다. 1868년 설립된 울주군 상북면 살티 공소(公所·본당보다 작은 천주교의 단위교회)가 대표적이다. 이곳은 가지산 중턱에 위치한 신자촌으로 천주교 박해를 피해 살 수 있는 곳이라 해서 ‘살티’라 부른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의 근대역사문화콘텐츠 공연 ‘살티-울산산티아고’는 이러한 살티 공소를 비롯한 1800년대 후반 언양현을 중심으로 한 천주교 박해와 천주교 공소들을 이야기한다.

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부터 울산의 근대역사문화콘텐츠를 발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살티-울산산티아고’는 지난해 ‘살티 그리고 장대벌-울산산티아고’라는 타이틀로 초연을 가졌다.

작품은 독립영화를 촬영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극중극 방식으로 전개하며 관객들이 촬영에 참여하는 독특한 형식으로 구성한다.

무대는 감독의 큐 사인과 함께 시작한다. 1839년(기해박해) 언양 읍성 앞 주막에 천주교 탑안과 박해에 대한 상소문이 붙는다. 천주교 신자인 분이네는 포졸들에게 쫓기지만 백정 막손이에 의해 무사히 피신한다.

세월이 흘러 1860년(경신박해). 분이네의 딸 분이는 충청도 혜미에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성모패를 들고 살티로 향한다.

이후 작품은 살티 교우촌에 피신해있던 김영제, 김아가다, 최양업 신부의 신앙생활을 그린다. 천주교 박해가 일어나고 신자들이 잡혀가자 최양업 신부는 죽림굴에서 마지막 편지를 쓴다.

허인백, 김종륜, 이양 등도 가혹한 신문을 받고 1868년 8월 14일 울산 병영 장대벌에서 군문효수형을 받고 순교한다.

작품의 극작과 예술감독은 울산문화예술회관 박용하 감독이 맡았다. 주요 배역에는 연기파 배우인 김학철, 홍성숙, 이건영 등이 출연하고 심차임, 배향기, 최근영 등 시민배우 9명을 포함해 총 30여명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19세기 울산의 근대역사문화콘텐츠를 시리즈로 울산의 역사성과 문화적 콘텐츠를 발굴하려 한다”며 “일회성 공연이 아니라 지속적인 레퍼토리로 보완·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12일 오후 8시, 13·14일 오후 5시 울산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세차례에 걸쳐 진행한다. 입장료는 전석 1만원이며 회관 유료회원과 학생(초·중·고) 및 청소년증 소지자는 30% 할인된다.

한편 울산문화예술회관은 근대역사문화콘텐츠 시리즈로 장생포와 러시아 케이제를링백작의 근대포경, 동학의 수운 최제우 선생과 울산민란 등을 차례로 다룰 예정이다.

김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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