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꽃, 유럽 편 (8)…‘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스트리아 ②
여행의 꽃, 유럽 편 (8)…‘사운드 오브 뮤직’의 오스트리아 ②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9.07.09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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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은 오스트리아의 수도이자 대표도시로 20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켈트족이 정착하면서 형성되었으며 합스부르크 왕가가 집권하면서 중부 유럽의 정치, 문화, 예술, 과학의 중심지가 되었다. 앞에서 말한 여러 음악가 외에도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단과 빈 소년 합창단으로 유명하다. 빈에 오면 꼭 해야 하는 일이 빈 음악회와 키스 그림 보기이다.

빈 음악회는 전형적인 클래식 연주에서 벗어나 고전음악의 황금기인 바로크 시대의 음악부터 요한 슈트라우스 시대의 왈츠 곡까지 연주한다. 모차르트, 비발디, 베르디, 차이콥스키, 요한 슈트라우스 등 다양한 음악가들의 수준 있는 명곡들을 예전 실내악 형식 그대로 감상할 수 있다. 거금의 옵션에 들어가 있지만 웬만하면 음악회 가는 것을 추천한다. 정장 차림의 나이 든 남녀가 많이 온다. 잔잔해서 살짝 잠이 오기도 하지만 쉬는 시간에 샴페인 한 잔을 마시면서 이런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아름다운 샘이란 의미의 화려한 쇤부른 궁전은 17세기에 지어진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름 별궁으로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큰 궁전이다. 50만 평에 이르는 대지로 마리아 테레지아가 이곳에서 여름을 보냈다. 외부 건물은 크림색이며 내부는 동양의 자기나 칠기, 페르시아의 세밀화 등으로 우아하고 호화롭게 꾸며져 있다. 꽃이 가득 핀 왕궁 정원은 아름다운 다수의 분수와 그리스 신화를 주제로 한 44개의 대리석상이 있다. 맞은편 언덕에 있는 그리스 신전 양식의 글로리에테에서의 전망이 아주 좋다.

성 슈테판 성당은 빈의 상징이자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 양식으로, 137m에 달하는 첨탑이 있는 거대한 사원이다. 신에 대한 믿음과 노고의 땀을 엿볼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며, 65년 만에 완성되었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 장식이 매우 아름답다.

지하에 위치한 묘지에는 흑사병으로 사망한 2천여 구의 유골과 합스부르크 왕가 유해 중 심장 등의 내부 장기가 보관되어 있다. 생각하면 으스스하다.

케른트너 거리는 빈 관광의 시작점으로 서울의 명동이나 인사동처럼 관광객이라면 필수로 들르는 코스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국립 오페라하우스부터 슈테판 대성당 광장에 이르는 이 길은 빈의 중심가로 쇼핑의 천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계 유명 디자이너의 상품과 가치 있는 골동품, 재미있고 앙증맞은 기념품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많이 복잡하지만 물건 구경뿐만 아니라 사람 구경도 구경이다.

벨베데레 궁전은 오스트리아 바로크 건축의 거장 힐데브란트가 설계한 아름다운 바로크 건축물로서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18세기 빈의 유력자인 오이겐 사보이 공이 여름 별궁으로 사용하던 궁전이다. 지금은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빈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어 오직 이곳에서만 관람이 가능한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를 비롯한 에곤 실레의 <죽음과 소녀> 등 대표작들이 전시되어 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모여 있는 그림은 실제 금을 도금하는 기법으로 제작되어 황금빛으로 빛나는 <키스>다. 남자의 얼굴은 보이지 않고 여자의 한 손은 남자의 목덜미를 안고 남녀가 강렬하게 키스를 한다. 황홀경에 빠진 행복한 여자의 표정이 압권이다. 두 사람 밑이 벼랑이라는 걸 깨닫지 못할 만큼 관객도 몰입하여 떠날 줄을 모른다.

오스트리아에서 빠지면 안 되는 도시 중 하나는 서쪽에 위치한 인스브루크다. 알프스 지역인 티롤 주의 주도로서 인(Inn) 골짜기에 자리 잡고 있다. ‘인(Inn) 강에 걸린 다리’라는 뜻으로, 이름 그대로 시내 한복판에는 인 강이 흐르고 있다. 중세 분위기의 구시가지와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인 고산 도시이다. 도시 어디서나 눈 덮인 알프스 전경을 볼 수 있어 사람들이 좋아한다. 겨울 스포츠 관광지로 인기가 높다.

헤르초크 프리드리히 거리의 막다른 곳에서 인스브루크의 상징인 양 금빛 찬란하게 빛나고 있는 지붕이 황금지붕이다. 16세기에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아래 광장에서 개최되는 행사를 구경하기 위해 만든 발코니 위에 설치한 것이다. 궁전건물의 5층에서 내민 이 지붕은 금박 입힌 동판 2천657개로 덮여 있고 발코니에는 여덟 영지의 문장과 황제·왕비상 등이 부조되어 있다. 벽은 프레스코화로 장식되어 있다. 그 내부는 지금 동계올림픽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황금지붕 뒤로 설산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인스브루크 관광 팁으로, 알프스 풍경과 인스브루크 전체를 조망하고 싶다면 베르크 이젤 스키 점프대를 찾으면 된다. 동계올림픽을 2차례나 개최한 곳이다. 액세서리를 좋아한다면 스와브로스키 크리스털 월드에 가면 된다. 스와브로스키 창사 100주년을 기념해 박물관으로 되어 있지만 전시, 판매, 주문 제작도 한다. 그냥 나오지 못할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워서 비싼데도 대개 하나씩 사서 나온다. 오스트리아는 비싼 스위스를 가지 않고 알프스를 볼 수 있는 곳으로 ‘강추’ 대상이다.

김윤경 여행큐레이터·울산누리 블로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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